
27일 염포동 신전시장 스피커에서는 익숙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내가 아는 이웃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상인들은 귀를 기울였다. 신전시장에 위치한 목욕탕 ‘신전탕’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고, 시장 상인들의 염포 정착기가 나올 땐 슬며시 웃음을 짓기도 했다.
북구 소통하는 마을만들기 공모사업 선정단체 염포다락방(대표 이향선)은 이날 주민들과 소통하기 위한 라디오 방송을 처음으로 내보냈다. 방송에는 염포동 주민들이 손님으로 초대돼 염포동의 소소한 이야기를 전했다.
공단이 들어서기 전 소풍 단골장소였던 ‘쑥밭’의 기억, 북구에서 가장 오래된 39년 된 목욕탕 ‘신전탕’ 이야기가 이어졌다. 출연자들은 라디오 방송을 위해 직접 노인들을 찾아 다니며 염포의 과거 이야기를 듣고, 목욕탕을 직접 찾기도 했다. 왜 쑥밭이라고 불려졌는지는 모르지만 다들 그렇게 불렀고, 고운 모래를 기억하는 이들이 많았다. 하루에 1000명도 넘게 이용했다는 신전탕은 여전히 30년 전 사장님이 운영중이다. 염포다락방은 이날 첫 방송을 시작으로 염포만의 특별한 시간여행을 통해 염포 사람들의 삶을 라디오로 기록해 갈 계획이다.
이향선 대표는 “마을 라디오방송을 통해 시장이 물건만 사는 곳이 아니라 마을 이야기를 들으며 공감할 수 있는 따뜻한 장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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