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검은 12일 울산지법에서 열린 공판에서 남구의 한 국공립어린이집 보육교사 A씨에게 징역 5년과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 10년 등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A씨는 지난 2019년 3세 아동에게 12분 동안 물 7컵을 강제로 마시게 하고 다른 아이나 보육교사가 먹다 남긴 음식을 억지로 먹게 한 혐의(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으로 기소됐다. A씨는 총 300여 차례에 걸쳐 원생들을 학대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A씨와 함께 근무하며 적게는 7회에서 많게는 100여회에 걸쳐 원생 40여명을 학대·방조한 다른 보육교사 9명에 대해서도 징역 3년 및 취업제한 7년(2명), 징역 2년 6월 및 취업제한 6년(1명), 징역 1년 및 취업제한 5년(3명), 벌금 1000만원(3명)을 각각 구형했다.
원장 B씨에 대해서는 규정 인원보다 더 많은 아동을 각 반에 배치하고 관리를 소홀히 한 책임 등을 물어 벌금 5500만원을 구형했다.
전체 보육교사들의 학대 건수는 총 600여회로, 이들은 원생들이 지시에 따르지 않아 짜증이 난다거나 때로는 별다른 이유 없이 원생들에게 물건을 집어 던지거나 때리고, 불 꺼진 교실에 홀로 방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공판에서 보육교사가 한 원생에게 다른 원생을 때리도록 시키고, 다른 보육교사는 해당 상황을 촬영하는 모습 등이 담긴 영상이 공개되자 방청석에선 ‘미쳤다’ ‘인간이가’ 등의 반응과 함께 탄식이 흘러나왔다.
또 특정 원생에게만 간식을 주지 않거나 기저귀를 제거한 채 남자, 여자 아이를 서로 마주보게 서도록 한 행위, 식사 지도를 하며 아이의 머리를 때리거나 낮잠 시간에 잠을 자지 않는다며 던지듯이 아이를 눕히는 장면 등도 영상으로 공개됐다.
한 피해 학부모는 의견 진술을 통해 “사건 후 1년 10개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아이는 성인 여성을 보면 무서워한다”며 “아동 시설이 안전한 곳이 될 수 있도록 경종을 울려달라”고 호소했다.
선고 공판은 오는 9월9일 열릴 예정이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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