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수전지를 충전하면 바닷물의 소금(NaCl) 성분 중 나트륨 이온(Na)이 이동하며 염소가 생성되는데, 이 염소가 살균 물질로 작용해 박테리아나 병원균을 제거한다. 반대로 방전될 때는 살균 물질이 나트륨 이온을 만나 중화되면서 다시 소금으로 변한다.
이 기술은 배터리에 전기를 저장하고, 방출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살균·중화가 가능하다는 특징을 갖는다. 기존에도 전기분해를 통한 살균기술은 존재했지만, 이 경우엔 별도의 중화장치를 설치하거나 중화를 위한 화학약품을 사용해야하는 불편이 있었다.
김영식 교수는 “바닷물 살균은 육상 양식장의 소독이나 선박평형수 처리 등에서 필수적인 기술”이라며 “해수전지를 이용하는 방법은 추가 비용이 드는 중화설비 설치나, 독성 부산물의 위험이 있는 화학약품을 투여하는 기존 기술보다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관련 연구 결과를 지난 5일 물 환경 분야를 다루는 국제학술지 ‘ACS ES&T Water’에 게재했다.
김영식 교수팀은 이런 기술력에 주목한 울산지역 기업과 실제 제품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울산에 위치한 선박 기자재 업체인 동성산기㈜(대표 이창헌)는 UNIST와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주관하는 지역 활력 프로젝트 사업을 통해 200ℓ급 해수전지 기반 하이브리드 살균·중화장치 개발에 성공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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