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반려견을 분양받은 A씨는 고민에 빠졌다. 개정된 동물보호법에 따라 반려견의 동물등록을 위해 내장형 마이크로칩을 이식하거나, 외장형 팬던트를 구매해야하기 때문이다. 체내이식을 하자니 걱정이 앞서고, 팬던트는 분실 우려에 주저하게 된다. 이처럼 동물등록을 앞둔 반려인들의 고민을 스마트하게 해결하겠다며 도전에 나선 스타트업이 주목받고 있다.
UNIST(울산과학기술원)는 학생창업기업 (주)파이리코가 생체인식 기반의 동물등록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반려동물의 코 주름(비문)과 안면 특성 등 바이오 정보를 종합해 반려동물을 구분, 등록할 수 있는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파이리코는 최근 춘천시의 ‘바이오인식 기반 동물등록 시범사업’의 참여기관으로서 자체 개발한 솔루션의 실증을 추진하게 되면서 사업의 한 단계 도약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내년 8월까지 춘천 시내에 있는 반려견 500마리를 대상으로 신규 동물등록 수단을 실제로 적용해보는 것이다.
사업기간 중에는 비문, 안면정보 기반의 데이터베이스 구축, 신규 솔루션의 성능 시험평가 체계 구축과 이를 기반으로 한 유기·유실견 조회 시스템 개발 등이 종합적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파이리코는 지난 2018년 9월 UNIST에서 출발한 ‘펫테크(Pet Tech)’ 스타트업이다. 대학원 과정 중 사람의 홍채인식 기술을 연구하던 김태헌 대표가 반려견 입양을 계기로 반려동물의 홍채인식 사업아이템을 구상한 것이 시작이었다. 파이리코는 지속적인 사업 아이템 구체화, 고도화 작업을 통해 현재의 비문, 안면 정보를 활용한 ‘다중 생체인식 기반 반려동물 개체식별 솔루션’을 완성했다.
파이리코는 디지털 뉴딜사업, 대덕연구개발특구 R&BD사업, 중소벤처기업부 TIPS 프로그램, 한국특허전략개발원 IP R&D 사업 등에 연이어 선정되며 기술역량을 인정받았다. 더불어 생체인식 기술의 국내외 표준화를 위한 작업도 진행 중이다. 파이리코는 지난해 4월 국제전기통신연합 스터티그룹(ITU-T SG17)에 신규 표준과제를 제안해 승인받으면서 국제표준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김태헌 파이리코 대표는 “이번 시범사업 추진은 파이리코가 생체인식 분야에서의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은 것으로 의미가 크다”며 “이번 시범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반려동물 생체인식 솔루션이 정식 동물등록 수단으로 인정받도록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