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남구에 따르면 지난 7월 홈페이지 ‘칭찬합시다’ 게시판에 “이런 공무원 처음 봤다”는 제보가 올라왔다. 남구 희망복지지원단 직원이 위험을 무릅쓰고 심신이 불안정한 50대 남성을 헌신적으로 보살펴 결국 자활쉼터에서 미래를 준비할 기회를 마련해 준 모습에 감동받았다는 내용이었다.
주인공은 남구 복지지원과에서 고난도 사례관리사로 근무중인 갈도원(사진) 주무관.
제보자인 A씨는 50대 남성 B씨의 소유였던 한 아파트를 낙찰받아 집을 비워달라고 수차례 방문했는데, B씨가 문을 열어주지 않아 법원집행관과 함께 강제로 들어가보니 집 안에는 쓰레기가 가득했고 정신질환이 의심돼 전혀 대화가 되지 않았다. 이에 A씨는 남구에 도움을 요청했고, 갈도원 주무관이 적극 대응했다.
갈 주무관은 당초 후원물품을 들고 B씨를 찾아갔지만 만날 수 없었다. 이웃으로부터는 “엄마와 단 둘이 살다가 모친 사망 후에는 은둔하며 컵라면을 살 때만 외출한다”며 “미혼인 B씨가 막말과 욕설을 일삼는 바람에 형제들과도 관계가 끊어진 지 오래”라는 사연을 듣게 됐다.
갈 주무관은 강제집행 당일 B씨를 만났는데 집안은 먼지와 쓰레기가 가득했고 악취도 심했다. B씨는 갈 주무관에게 “나는 갈 곳도 없는데 어쩌라는 말이냐”는 말만 되풀이했다고 한다.
이에 갈 주무관은 B씨가 일상생활이 가능할 때까지 노숙인자활지원센터 쉼터에 입소하도록 장시간 설득해 동의를 얻어냈다. 입소검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 동행, 임시숙박비 지원 등으로 쉼터입소 과정에 함께 했고 경매아파트 잔금 수령에도 도움을 줬다. 현재도 수시로 안부를 모니터링 중이다. 이를 통해 B씨는 정서적인 안정을 되찾고 쉼터 사람들과도 잘 지내며 지게차 자격증 과정을 배우며 자립을 준비중이다.
갈 주무관은 “한 의뢰인의 작은 관심이 많은 이들의 온정을 불러와 은둔형 외톨이였던 한 사람의 인생에 변화가 생겼다. 세상 밖으로 나올 용기를 낸 B씨가 자립할 때까지 남구 희망복지지원단이 돕겠다”고 밝혔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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