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울주군 서생면 간절곶 드라마세트장이 소송에 휘말리면서 당초 계획됐던 연내 철거가 힘들어졌다. 울주군이 간절곶공원 활성화를 위한 첫 사업으로 드라마세트장 부지에 추진하던 마음챙김센터 조성 역시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5일 울주군 등에 따르면, 군으로부터 간절곶 드라마세트장을 임대해 카페와 코스튬 스튜디오 등을 운영하던 업체 대표 A씨가 군을 상대로 명도 의무 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의 발단은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드라마세트장은 공개입찰에서 3번이나 유찰됐고, 이전에도 임차인이 2번이나 계약을 중도 포기할 정도로 사업성이 없었다.
A씨는 군으로부터 사실상 권유를 받아 지난 2017년 6월부터 2020년 6월까지 3년간 해당 건물에 대한 사용수익허가를 받아 입주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입찰 당시 최초 3년 계약 종료 후 1회에 한해 5년 이내 연장계약이 가능하다는 조건에 따라 최장 8년간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3년간 판타지 콘텐츠 분야 촬영 스튜디오, VR체험, 3D프린팅, 미디어아트 등 시설비에 5억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재계약 시점이 다가오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군은 시설 노후화 등으로 인한 유지보수비가 연평균 1억원가량 투입되는 상황을 감안해 드라마세트장 철거 방침을 정했다. 군은 A씨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1년간만 재계약을 했고 지난 9월 계약기간이 만료됐다. 현재 드라마세트장에는 11월 철거 예정이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A씨는 “입점할 당시 첫 3년간 투자하고 이후 5년간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사업 계획을 추진했다”며 “건물 철거를 위한 군의 명도 요구를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고 보고 소송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명도 의무 부존재 확인 소송의 경우 사실상 울주군의 철거 결정 취소 가처분 신청 성격이 있다보니 당장 군의 철거 계획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군은 당초 간절곶공원 활성화를 위해 올 연말까지 드라마세트장을 철거하고 심리 치유와 명상을 위한 요가센터 등을 갖춘 마음챙김센터를 건립할 예정이었다.
울주군 관계자는 “연말까지 건물을 철거하려고 했지만 소송이 제기됨에 따라 당분간 철거 작업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간절곶 드라마세트장은 2010년 MBC 주말드라마 ‘욕망의 불꽃’ 촬영을 위해 원전지원금 30억원을 들여 가설건축물로 지어졌다. 촬영 이후 수익 사업시설로 전환됐지만 연 평균 1억원의 유지보수비가 투입되며 ‘돈먹는 하마’로 전락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