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울주군 범서읍 망성교에서 사일마을 방면 왕복 2차선 도로. 해당 구간을 지나다보면 경사도가 심한데다 급격하게 휘어지는 곡선 구간을 만나게 된다.
이날 대형 덤프트럭 상당수가 내리막 곡선 구간에서 중앙선을 넘어 주행하는 모습이 잇따라 목격됐다. 차도 옆 전용구간을 달리던 자전거 운전자들 역시 굽은 도로 선형 탓에 차도와 자전거도로를 분리하기 위해 설치된 펜스 옆을 아찔하게 지나가는 모습이다.
범서 농어촌도로 101호(곡망선) 확·포장 공사에 포함돼 있던 이 구간은 당초 지난 2010년께 직선으로 도시관리계획이 세워졌다. 군은 2012년 9월부터 2014년 3월까지 부지에 포함된 사유지 보상을 진행했다.
하지만 2015년 3월 도로 선형 변경이 추진됐고, 같은 해 7월 울주군수 명의의 도시관리계획(도로) 결정(변경) 및 지형도면이 고시됐다. 해당 구간의 선형을 곡선으로 변경하는 사유로 ‘현장 여건을 감안한 합리적인 선형 변경을 위한 것’이라고 기재돼 있다.
이에 당초 직선 도로 개설을 위해 부지를 매입하고도 곡선 도로로 설계를 변경해 사고 위험을 높였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또 직선도로에 비해 비용이 추가되고 공사기간이 일부 길어졌을 것이란 추정이다.
군이 도로 개설을 위해 매입했지만 실제 도로에 포함되지 않은 부지를 지금까지 환매하지 않은 점도 의문으로 남는다.
다만 도로 부지 인근에 위치한 묘를 이장하지 않기 위해 또는 직선 도로로 개설할 경우 산지 훼손, 산사태 등이 우려된다는 점 등을 감안해 곡선으로 설계 변경했을 가능성이 있다.
군의회 행정복지위원회는 감사·조사 업무를 담당하는 주민소통실에 대한 행정사무감사가 진행된 이날 현장을 둘러봤다.
김시욱 군의원은 “사고 위험이 높은 곡선 구간을 직선화하는게 상식적인데, 이 구간에선 납득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일이 발생했다”며 울주군에 감사·조사를 공식 요청했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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