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메기 친구 미역이 없어요”
청어나 꽁치를 차게 말려 먹는 과메기가 제철을 맞았지만, 곁들여 먹는 미역이 시중에서 거의 실종됐다. 이상고온 현상으로 산지에서 미역 채취가 어려워지면서 미역 품귀현상이 일고 있다. 과메기 성수기로 한창 매출을 올려야 할 시기에, 미역 수급난으로 인해 해조류 상인뿐만 아니라 과메기 판매상까지 타격을 입고 있다.
16일 오후에 찾은 울산 남구 신정시장. 바닷바람에 얼었다 녹기를 반복해 꾸덕꾸덕한 과메기를 손질하는 상인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과메기 껍질을 벗겨 먹기 좋게 잘라 소포장하고, 함께 곁들여 먹기 좋은 각종 채소와 김 등도 묶어 판매하고 있었다. 그런데 눈을 씻고 찾아봐도 ‘과메기 친구’ 미역이 없었다.
인근 가판대에서 해조류를 파는 상인 정모 씨는 “과메기는 11월 초부터, 미역은 10월 말부터 나와 같이 팔아야 제맛인데 한 달째 미역이 없어 못팔고 있다. 시장에서 20년간 장사해왔는데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토로했다.
인근의 막걸릿집에서도 제철 과메기 안주가 인기다. 그런데 이곳 상차림에도 미역은 빠져 있었다. 막걸릿집 상인 역시 “손님들이 미역 없냐고 한마디씩 꼭 하는데 수급이 안돼 난감하다”고 했다.
이처럼 올가을 미역이 귀해진 이유는 9월과 10월 두 달 동안 이어진 이상고온현상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높은 수온으로 미역 시설시기가 예년보다 늦춰졌고, 일부 미역 종자의 양성상태가 좋지 못해 시설 이후 생장부진이 지속돼 시중에서 품귀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