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일수 없는 엄마, 간병에 매인 아빠, 홀로 남겨진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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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일수 없는 엄마, 간병에 매인 아빠, 홀로 남겨진 딸
  • 차형석 기자
  • 승인 2021.12.2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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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척수염으로 하반신 마비로 움직이지 못한 채 병원에 입원해 있는 민정씨.

9년 전인 지난 2012년 척수염과의 힘겨운 싸움 끝에 완치 판정을 받고 가족들과 행복하게 지내던 민정(여·46·가명)씨. 하지만 끝난줄만 알았던 척수염은 하반신 마비 증상과 함께 민정씨를 다시 찾아왔고 이렇게 가족의 불행은 시작됐다.

아내의 간병을 위해 회사를 그만 둔 남편 지환(48·가명)씨는 아내의 병원비 마련을 위해 여기저기 대출을 받으러 다녔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엎친데 덮친격으로 남의 일로만 여겨졌던 ‘보이스피싱’ 사기까지 당해 남은 재산까지 모두 잃게 됐다.

움직일 수 없는 엄마, 엄마를 24시간 돌봐야 하는 아빠. 이 상황에서 집에 홀로 남은 딸은 알고 지내던 선배로부터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부모님이 걱정하실까봐 혼자서만 끙끙 앓았다.

부모 없는 집에서 혼자서 지낸다는 사실을 알게 된 선배는 성폭행을 시도했고,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협박을 하고 창문을 깨고 들어와 폭행을 하는 등 딸을 괴롭혀왔다. 홀로 가족을 돌보고 있는 아빠는 가족에게 닥친 모든 불행이 자신의 탓이라며 자책했다.

무엇보다 집에 홀로 남아있는 딸이 너무나도 걱정스럽지만, 집으로 갈 택시비조차 없다는 사실이 지환씨를 더욱 힘들게 만들고 있다.

심지어 딸을 힘들게 한 가해자가 딸에게 “어차피 너희 집 돈 없잖아”라며 뻔뻔하게 말하며 합의를 요청해오는 것도 모두 자신이 가족을 제대로 돌보지 않아 생긴 일 같아 큰 자책감에 빠져있다.

대한적십자사 울산시지사는 이에 긴급지원 솔루션 심의를 통해 민정씨 가족이 당장의 급한 상황을 해결할 수 있도록 300만원 상당의 긴급지원을 시행했다. 울산적십자사는 이에 그치지 않고 민정씨네 가족이 다시 평범한 일상을 되찾을 수 있도록, 온라인 모금을 활용해 많은 사람들의 응원을 다시 한번 전달할 예정이다.

민정씨를 응원하는 마음은 네이버 해피빈을 통해서 전달할 수 있다. 위기가정 긴급지원, 기부와 관련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울산적십자사(052·210·9553)로 문의하면 된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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