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정체를 겪고 있는 울산에서 미래 먹거리 창출이나 경제회복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수소경제와 친환경에너지 등이 우리가 가야할 길임도 분명하다. 하지만 당장의 정주 여건이나 주민들의 삶의 질 보다 더 중요하다고 할 수는 없다. 미래를 위해 현재가 저당 잡혀서는 안 된다. 안전 분야를 제외한 모든 시정목표가 미래 경제를 향하고 있을 이유는 없는 것이다. 친환경생태도시와 정원문화나 문화관광 저변확대 등은 문화와 환경, 즉 삶의 질에 관련된 정책인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가만 들여다보면 그마저도 경제적 이익 창출을 위한 관광산업 활성화 정책에 들어간다.
도시의 경쟁력이 경제에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더구나 울산은 우리나라에서도 1인당GRDP(지역내총생산)가 전국 최고인 도시다. 다양한 측면에서 도시경쟁력을 강화해서 균형잡힌 도시를 추구해야 할 때다.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의 순위를 매기는 EIU(Economist Intelligence Unit)는 사회안전, 의료서비스, 문화·환경, 교육, 인프라 구축 등 5개 분야에서 30개 지표로 도시를 평가한다. 경제규모와 성장이 중요하고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도시의 전반적인 경쟁력을 결정짓는 것은 산업 및 규제 환경, 인적 자본의 질, 삶의 질이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러한 요인들에 의해 경제성장률이 지탱될 수 있고 안정적이고 조화로운 산업 및 사회적 환경을 창출하면서 살기 좋은 도시가 된다고 보고 있다. 경제 성장률 보다 살기 좋은 도시가 먼저라는 말이다. 울산도 이제 삶의 질, 균형 잡힌 도시경쟁력을 먼저 생각해야 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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