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선거권을 존중하지 않는 피선거권은 존중될 수 없다
상태바
[사설]선거권을 존중하지 않는 피선거권은 존중될 수 없다
  • 정명숙 기자
  • 승인 2022.02.09 0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6월1일)를 앞두고 울산시장과 울산교육감 예비후보자 등록이 지난 1일부터 시작됐음에도 여태 한명도 등록하지 않았다. 각 정당들이 대통령선거 전까지 지방선거 출마예정자들의 발목을 묶어놓은 상황이라 드러내놓고 선거운동을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마치 아무런 움직임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예비후보 등록 첫날 서둘러 등록하고 선거운동에 뛰어들던 예년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지역의 입장에선 대선 만큼이나 지방선거도 중요하다. 특히 제8회 지방선거는 새롭게 시작된 ‘지방자치2.0’을 실현하는 주역들이기 때문에 그 어느해 보다 중요한 선거라 할 수 있다. 울산의 민선 8기는 ‘메가시티 구축’과 ‘혁신도시 시즌2’라는 커다란 비전이자 묵직한 과제를 안고 출범해야 한다. 시장과 교육감, 구청장, 시·구·군의원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자리가 없다. 누구를 뽑을 것인지 오랜 시간 공들여 검증하고 판단해서 투표해야 한다. 그러려면 누가, 어떤 사람이 출마하는지를 아는 것이 급선무다. 그런데 표면상으론 감감 무소식이다. 특히 울산시장을 염두에 두고 있는 출마예정자들은 대통령 선거 결과와 대선 기여도가 공천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아예 보폭을 넓히지 않고 있다. 대선과 지방선거가 겹치면서 지역 유권자의 선택권이 대거 박탈당한 셈이다.

현재 거론되는 울산시장 선거에는 더불어민주당에선 송철호 현 시장이 재선도전을 선언한 상황이라 달리 나서는 사람이 없는 반면, 국민의힘에선 드러내놓고 활동을 못한 탓에 그 흔한 합종연횡도 없이 후보군이 수두룩하다. 김두겸 전 남구청장, 박대동 전 국회의원, 박맹우 전 울산시장, 서범수 국회의원, 이채익 국회의원, 정갑윤 전 국회부의장 등 6명이나 된다. 전·현직 국회의원과 단체장이 대거 등장하고 있으나 여야를 통틀어 새로운 기대감을 주는 인물은 없다는 것이 세간의 평가다. 이런 가운데 서동욱 남구청장까지 시장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한다. 서청장은 지난해 4월 재선거를 통해 당선됐다. “남구 미래를 위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겠다. 남구민의 힘이 되는 든든한 구청장이 되겠다.”고 다짐한지 겨우 9개월이다.

통합선거법상 선거일 현재 계속하여 60일 이상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관할구역 안에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주민으로서 25세 이상의 국민이면 누구나 그 지방의회 의원 및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피선거권이 있다. 하지만 유권자의 선거권을 존중하지 않는다면 피선거권도 존중될 수 없다. 누구 할 것 없이 제8회 지방선거 출마예정자들은 유권자의 선거권에 대한 엄중함을 갖고 있는지 스스로 되짚어보았으면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울산 곳곳 버려진 차량에 예산·행정 낭비
  • 확 풀린 GB규제…울산 수혜 기대감
  • 궂은 날씨에도 울산 곳곳 꽃놀이 인파
  • [송은숙 시인의 월요시담(詩談)]복효근 ‘목련 후기(後記)’
  • [기고]울산의 랜드마크!
  • 이재명 대표에서 달려든 남성, 사복경찰에게 제압당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