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방어진 시외버스정류장. 지난 수년간 방어진항 도시재생사업이 진행되면서 도로 여건이 개선되고 도시기능이 되살아나고 있지만 이곳만은 수년전 모습 그대로다. 공공시설이지만 인가받지 않은 데다 민간 소유의 사업장이라는 이유로 도시재생사업 대상지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울산의 교통 여건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이곳 시외버스정류장은 이용객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이날도 버스 이용자는 거의 없었다. 매표소조차 없는 데다가 부족한 대합실과 열악한 환경의 화장실 등 노후된 시설과 이용정보의 부재로 이용객은 극히 제한적이다. 게다가 지난해 말 울산과 부산을 잇는 동해선 광역전철까지 개통되면서 경쟁력은 더욱 떨어졌다. 굳이 방어진 시외버스정류장을 통하지 않아도 부산으로 갈 수 있는 선택지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방어진 시외버스정류장은 수십년 전만 해도 해운대, 동대구, 동서울은 물론 강원권까지 전국 주요 지역으로 시민들 이동을 돕는 동구지역의 관문 역할을 했다. 하루 70여회 운행했지만 2010년 중반부터 시작된 조선업 경기침체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까지 겹치면서 상황이 악화됐다.
2016년엔 통영행 노선이 운행을 중단했고, 2018년에는 강릉행이 중단됐다. 2019년에는 동서울행 운행이 중단됐고 신종코로나 확산 이후에는 해운대·동대구 노선도 운행이 중단됐다. 현재는 부산 노포동행 노선만 운행중이다.
방어진 시외버스정류장은 공공시설이지만 운영은 민간사업자가 맡고 있다. 현재 대합실이 2000년대 초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나 시설 개선 등은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았다. 행정기관에서도 시설 개선 등을 지원할 방법이 없다. 방어진 시외버스정류장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라 정식으로 인가받은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류장 측도 재건축 의지가 있었지만 조선업 경기 침체에 신종코로나 확산 등이 겹치면서 포기했다.
일각에서는 대왕암공원과 슬도 등 해양관광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매입을 통한 정류장 통·폐합 등의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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