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스토텔레스(BC 384~BC 322)는 마케도니아의 스타기로스에서 태어났다. 어릴 땐 궁정 의사였던 아버지로부터 의술을 배웠으나 17세에 아테네로 가서 플라톤이 세운 아카데메이아에 들어가 20년 동안 플라톤의 가르침을 받았다. BC 384년에 플라톤이 죽자 아테네를 떠나 아소스로 가서 아카데메이아를 세우고 플라톤의 사상과 철학을 가르쳤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라톤의 제자였으나 스승과 다른 점이 있었다. 플라톤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이데아야말로 사물의 진정한 이상이자 실재라고 주장하고 이상주의적 도덕을 추구했으며, 개인은 국가의 부속물로 국가에 필요한 인재 양성이 교육이라고 생각했다. 반면 아리스토텔레스는 진실한 개체는 질료와 형상의 결합으로 이루어진다는 현실주의적 윤리관을 갖고 있었으며 개인이 모여서 구성된 전체가 국가라고 생각하여 인간의 자연적 소질을 개발하는 것이 교육이라고 생각했다.
음악관에서도 플라톤은 철저한 관념론자였고 아리스토텔레스는 실제 음악을 논의의 출발점으로 삼았으며 음악 그 자체의 고유한 즐거움을 인정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음악과 우주와의 연관성을 부정하고, 음악을 개별적인 음향 현상으로 파악했다. 음악을 만드는 행위도 우주의 질서에 따른 창조주의 섭리가 아니라 개별적인 인간의 행위로 보았다. 음악을 우주의 소리가 아니라 인간의 영혼을 표현하는 목소리와 음, 즉 인간의 정서에 호소하는 ‘예술’로 본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음악이 여러 가지 목적으로 사용돼야 한다면서 음악을 윤리적인 것과 실제적인 것, 경험적인 것으로 구분했다. 교육적인 목적으로는 비교적 도덕적인 음악을 권장했다. 때로는 순전히 즐거움을 위한 열정적인 음악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플라톤과 마찬가지로 음악의 사회적, 교육적 역할을 강조했다. 당시 그리스에는 도리아(Doria) 프리지아(Phrygia) 리디아(Lydia) 믹소리디아(Mixolydia) 선법이 있어서 선법의 종류에 따라 시작하는 음정과 감정이 달랐기 때문에 이 선법에 따라 음악의 표현법이 정해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아리스토텔레스는 음악은 형이상학이 아니라 물리학, 음향학, 생물학, 심리학 등 과학적 기초이론에 감정을 섞어서 표현하는 학문으로 정의했다.
구천 울산대 객원교수·전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추천음악=토스티(Tosti)작곡, 이데알레(Ideal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