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제103주년 3·1절과 울산의 독립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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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제103주년 3·1절과 울산의 독립운동
  • 경상일보
  • 승인 2022.02.2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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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엽 울산보훈지청 보훈선양팀장
김창엽 울산보훈지청 보훈선양팀장

늦겨울 추위가 제법 사납다. 그러나 따스한 햇살이 비치는 오후 한가운데에 있을 때면 곧 봄이 옴을 실감하는 계절이기도 하다. 이렇듯 3월은 계절적으로 봄의 시작을 알려주는 달이기도 하지만 대한민국 지난 역사에 있어 우리민족의 위대함을 스스로에게 일깨워준 자랑스러운 달이기도 하다.

지금으로부터 103년전 1919년 3월1일. 경술국치 이후 10년의 일제무단정치의 공포 속에서 울분을 참고 삭이던 우리민족은 일제 식민지배를 거부하고, 이 나라의 주인이 우리민족임을 스스로에게 외쳤고 나아가 세계만방에 천명하였다. 3·1만세운동은 남녀노소가 함께하였으며, 그 어떤 계층의 구분도 없는 비폭력 저항운동이었다.

서울 파고다공원에서 시작한 만세소리와 태극기의 물결은 전국으로 불붙듯이 확산되었으며, 만주 연해주 등 해외 사는 동포에게도 이어졌다. 1919년 한해동안 1500여회에 걸쳐 일어났으며, 이 과정에서 수천명이 사망하고 수만명이 체포구금되었다. 도시 등 교통이 발달한 지역 중심의 만세운동은 이내 농촌 등지로 전파되어 전국적으로 확산되었는데, 운동이 발전하면서 목표가 구체화되고 조직화되었으며 계획적으로 변모했다.

3·1만세운동의 경험은 민족의 주체역량에 기초해야 독립을 이룰 있다는 인식을 확산시켰으며 실력양성과 무장투쟁이 독립운동의 방법으로 체계화되었다. 나아가 왕조회복을 목표로 한 복벽주의가 청산되고 민주공화제가 독립국가의 목표로 자리를 잡았다.

이처럼 3·1운동은 각계각층의 민중이 폭넓게 참여한 최대규모의 항일운동으로 독립운동사에서 커다란 분수령을 이루었으며, 나라안팎에 민족의 저력을 보여주었을 뿐 만아니라 참여한 민중 스스로에게 민족의식과 정치의식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고장 울산에서도 만세운동은 활발하게 전개되었다. 1919년 4월2일 언양의거, 4월4일과 4월5일 이틀간에 걸쳐 전개된 병영의거, 그리고 4월8일 남창의거가 대표적이다. 이 세 곳은 지역도 다르지만 조직기반도 달랐다.

언양에서는 4월2일 천도교 계통의 지역유지들이 중심이 되어 언양장날을 기해 만세운동을 일으켰으며, 병영은 4월4일과 5일에 걸쳐 병영청년회가 중심이 되어 일신학교(지금의 병영초등학교)교사와 학생, 그리고 지역 장꾼들이 합세하여 만세운동을 전개하였다. 그리고 남창은 4월8일 온양과 온산의 대문중인 이씨집안의 종중세력이 중심이 되어 남창장날 장터에서 만세운동을 일으켰다.

103년 그날 울산지역 세 곳에서는 조직기반은 달랐지만 그 중심에는 민중이 있었고, 그 민중들은 일본 헌병들이 총칼을 들이대는 상황에서 무기 하나 없이 맨손에 태극기를 들고서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걸고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으며, 고초를 겪어야만 했다. 103년전 우리에게 봄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언양시장 한복판에 위치한 3·1독립운동사적비, 병영성 인근의 삼일사와 병영초등학교 내 병영3·1운동기념조형물, 온양초등학교 옆 남창3·1의거기념비는 103년전 울산에서 울려펴졌던 만세운동을 기념하고, 그 날에 참여했던 선조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현충시설이 있는 곳이다. 또한 달동문화공원 내 울산항일독립운동기념탑은 언양, 병영, 남창지역 만세운동을 한 독립운동가의 이름을 만나볼 수 있다.

다가오는 3월, 그리고 봄, 울산에서는 3·1절 계기로 많은 행사들이 준비되어 있다. 울산항일독립운동기념탐 참배와 103주년 3·1절 기념식, 그리고 언양·병영·남창지역에서의 만세재현행사가 대표적이다. 많은 시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성원해 주셨음하며 나아가 언양으로, 병영으로, 남창으로 가족 나들이가 이어지길 희망한다.

김창엽 울산보훈지청 보훈선양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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