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생각]행복과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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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생각]행복과 책임
  • 경상일보
  • 승인 2022.03.0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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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희종 (주)아이티엔제이 대표·경영학박사

무엇이 사람으로 하여금 살맛 나게 하는 걸까. 행복하게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주의를 기울여 살펴본 바, 공통적으로 사람에겐 관계라는 소속감이 있어야 하고, 그 소속에서 스스로가 가치 있음을 증명하려 하며, 그것이 충족될 때 행복감을 누리는 것으로 보여졌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이러한 행위 뒤에는 고통이 수반된다. 여러가지 관계 속에서 타인의 비위를 맞추며 살기보단 혼자 제멋대로 사는 것이 더 편할 것이다. 하지만 관계 속으로 들어가 무거운 책임을 지려 하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또한 관계 속에서 스스로가 가치 있음을 증명하기 위해 더 많은 책임을 떠안고, 소임을 다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즐거움이 될 수 있는 쾌락을 절제하고, 참고 인내함으로써 스스로 가치를 드러내려 한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을 추구하면서 고통 속에 뛰어 들어가는 모습은 역설적이다.

이처럼 행복과 책임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을 발견한다. 행복의 의미는 사전에 찾아보면, ‘생활에 만족하여 즐겁고 흐뭇하게 느끼는 감정이나 상태’라고 정의하고 있다. 책임은 국어사전에서는 ‘맡아서 행해야 하는 의무나 임무’라고 설명하고 있다. 두 단어의 무게가 대조적이며 마치 행복과 책임은 반대되는 의미 같아 보이기도 한다. 책임을 지면 행복이 빼앗길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질서 너머> 저자 조던 피터슨은 행복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행복이란 감정은 현재의 것이지 미래의 것이 될 수 없다. 따라서 행복은 바로 책임을 지고 사는 것, 책임을 떠맡음으로써 더 나은 현실을 만들고 이것을 통하여 지속된 행복을 누릴 수 있다.’ 책임이 없으면 행복도 없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책임을 지고 사는 것, 책임을 올바로 실천하기 위해 더 높은 선을 따르고 믿음직하고 정직하고 품위 있게 행동하는 것이야말로 참으로 행복하다는 것이다.

최근 직장 내에서 벌어지는 세대 갈등의 주요 요인으로 개인주의 성향이 꼽힌다. 개인주의 성향의 대표적인 부정적 이미지는 책임 회피 또는 무책임이다. 타인의 행복은 무시되고 개인의 행복만 중시된다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행복하지 않은 이유가 책임감이 없는 우리들의 자화상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책임이 있다는 것은 관계 속에서 그 존재를 필요로 한다는 의미이다. 그 필요는 우리의 삶에 가치가 있음을 증명해주는 것이다. 이러한 것의 연속이 삶에 행복을 제공하는 원천이라 생각된다. 책임은 우리 삶의 동력이 되고 우리가 짊어진 이 책임으로 누군가는 더 나은 삶, 아름다운 삶을 누리게 된다. 그러니까 남들이 책임을 방치한 곳에 행복이 있고 가치 있는 삶이 있다고도 할 수 있다. 행복과 가치는 사람들의 관계 속에서 영원히 발견될 것이다.

양희종 (주)아이티엔제이 대표·경영학박사

(외부원고는 본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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