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논설실:뉴스 톺아보기]체육회 내분, 체전 성공개최 걸림돌 돼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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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논설실:뉴스 톺아보기]체육회 내분, 체전 성공개최 걸림돌 돼선 안돼
  • 정명숙 기자
  • 승인 2022.03.04 0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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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3일 울산동천체육관 내 태권도전용도장에서 열린 울산시체육회 제5차 이사회에서 시체육회 직원들이 사무처장 해임(안) 상정을 반대하는 호소문 피켓을 들고 있다. 경상일보 자료사진

울산시체육회의 내분이 심각합니다. 회장 선출을 두고 법적 공방 끝에 재선거를 치르는 등의 홍역을 치른데 이어 새회장과 사무처장의 갈등으로 또다시 법적공방을 벌일 위기에 놓였습니다. 페어플레이를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삼아야 하는 체육인 단체가 회장 민선시대로 들어서면서 정치적 난장판이 된 모양새입니다. 7개월 앞으로 다가온 전국체전 준비에 집중해야 하는 울산시체육회가 권력다툼에만 몰두하고 있으니 전국체전을 제대로 치러낼지 의문입니다.



-전국체전이 7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대회 진행의 중심이 돼야 할 울산시체육회의 내분이 예사롭지 않다.

“김석기 회장은 기어이 지난 23일 이사회를 열어 오흥일 사무처장에 대한 해임안을 상정했습니다. 이사회는 두차례의 무기명 투표를 통해 오 처장의 해임을 가결시켰습니다. 오 처장은 이 결정에 대해 반발하면서 법적대응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2020년 1월 실시된 첫 민선회장 선거를 두고 법적 공방 끝에 1년10개월만인 지난해 10월18일 재선거를 실시해 이진용 회장이 물러나고 김석기 회장이 당선됐습니다. 두차례의 선거에서 비롯된 갈등이 마무리가 되지 않고 고스란히 신임 김 회장과 오 처장의 갈등으로 이어지면서 울산시체육회가 또다시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것입니다.”

-오 처장에 대한 해임사유는.

“김 회장은 오 처장 해임안에서 체육회 정관에 따라 사무처장은 회장의 지휘 감독을 받아 사무처를 총괄해야 하지만 이를 위반했고 직원 승진과 관련해서도 특정 직원을 승진시키기 위해 파견 나간 직원을 정원에서 빼는 등 사문서를 위조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회장과 오 처장 갈등의 실질적 원인은 무엇인가.

“김 회장이 취임한 지 한달도 안된 시점에 김 회장의 처신을 둘러싸고 오흥일 처장과 직원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습니다. 오 처장은 김 회장이 업무보고시 고성을 지르는 등 언행에 문제가 있고 갑질과 괴롭힘으로 직원들이 힘들어한다면서 건의서를 올렸습니다. 또 10여명의 직원들은 직장내 괴롭힘과 갑질이라는 제목의 진정서를 고용노동부 울산지청과 스포츠공정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에 제출했습니다. 이 진정서에는 김 회장이 직원인사를 보복성으로 했고, 취임식을 무리하게 준비하게 했고, 모든 보고를 문서로 하라는 등으로 직원을 괴롭히고 있다는 주장이 담겨 있습니다. 반면 김 회장은 오 처장 해임안을 상정하면서 “부임초 직원들로부터 조직적인 ‘왕따’를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그 원인이 오 처장에게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이사들에 따르면 직원들도 둘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선거 휴유증이라고도 할 수 있는가.

“이번 선거의 후유증이라기보다 두사람간의 해묵은 감정이 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석기 회장과 오흥일 처장은 몇차례 교육감 선거에서 한편이 되기도 했고 경쟁상대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경제적 이해관계도 얽혀 감정의 골이 깊다고 합니다. 이번 체육회장 선거에서도 대척관계에 서 있었습니다. 김 회장과 오 처장이 한 울타리에서 업무를 추진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입니다. 하지만 김 회장은 선거를 통해 당선됐고, 오 처장은 시장이 임명한 임기가 보장된 자리이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희생을 요구하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두 사람의 갈등이 체육회 내부는 물론이고 전국체전과 울산체육발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역사회가 해결에 나서야 하는 것 아닌가.

“체육계 원로들과 체육회 이사들이 화합을 위한 중재에 나섰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오 처장 해임안에 대한 이사회 무기명 투표 결과 정원 67명 중 55명이 참석했고 65%인 36명이 찬성했습니다. 이사회도 두동강이 나 있다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송철호 울산시장도 “체육회가 별도 법인이기 때문에 시가 일일이 개입하기가 어렵다”고 발을 빼고 있습니다. 어느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오늘의 사태에 대한 책임을 두사람이 공히 져야 할 것입니다. 일부 이사들은 “전국체전을 앞두고 힘을 합쳐도 모자랄 판에 체육회가 두동강이 나게 됐다”면서 “이럴 거면 체육회를 해체하는 것이 낫지 않겠냐”고 자조했습니다. 지역사회의 엄중한 비판이 절실합니다.”

-김석기 회장의 교육감 출마설도 있는데, 전국체전에 영향이 없나.

“김석기 회장은 민선 초대·4대 두차례 교육감에 당선됐으나 선거법 위반 등으로 도중하차한 경험이 있습니다. 교육감에 대한 미련이 많을 수밖에 없는 김 회장은 이번에도 “대선 이후 여론조사를 지켜본 뒤 출마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법적으로는 체육회장의 교육감 출마도 가능하고, 교육감으로서 체육회장을 겸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10월에 전국체전이 있는데, 체육회 회장이 6월 지방선거에 출마한다는 것은 체육회에 대한 무책임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울산시체육회는 71개 회원 종목단체에 13만명의 임원과 선수 지도자 동호인들이 소속돼 있습니다.”

-전국체전 준비는 어떻게 돼 가나.

▲ 정명숙 논설실장
▲ 정명숙 논설실장

“103회 전국체전이 오는 10월7일부터 13일까지 울산에서 열립니다. 울산은 광역시로 승격한지 8년만인 2005년에 전국체전을 처음 개최했고 17년만에 두번째 전국체전 개최도시가 됐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엔 거르고 2021년 경북에서 학생선수 중심으로 개최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3년만에 열리는 전국체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0월이면 코로나 위기에서 조금씩 회복되는 시점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울하고 침체된 사회분위기를 전환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입니다. 성공적인 체전 개최로 울산의 대외적 위상을 한단계 높여야 합니다. 체육회의 내분이 걸림돌이 돼서는 안될 것입니다.”

정명숙 논설실장 ulsan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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