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역대 최대 사전투표율 속 선관위가 보여준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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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역대 최대 사전투표율 속 선관위가 보여준 한계
  • 권지혜
  • 승인 2022.03.0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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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지혜 정경부 기자

제20대 대통령 선거의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대인 36.9%로 집계됐다. 울산지역 사전투표율은 35.3%로 울주군(36.63%)이 가장 높았고, 북구(33.57%)가 가장 낮았다. 중구는 36.39%, 남구는 35.0%, 동구는 34.78%를 각각 기록했다. 사전투표가 어느정도 정착된 현재는 적극적인 지지자들의 투표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참여율도 늘고 있다.

실제로 울산지역 사전투표율은 6회 동시지방선거 10.70%, 20대 국회의원 선거 11.98%, 19대 대통령 선거 26.69%, 7회 동시지방선거 21.48%, 21대 국회의원 선거 25.97%로 사전투표 참여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번 대선 역시 코로나 시국 본 선거날 유권자들이 몰릴 것을 우려해 많은 사람들이 사전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다 양당 후보의 박빙 경쟁구도로 그 어느때보다 투표 열기는 뜨겁다.

그러나 사전투표 2일차인 지난 5일 오후 5시부터 확진·격리자 투표가 시작되자 전국 투표소 곳곳에는 큰 혼란이 발생했다.

확진자와 비확진자의 격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코로나 방역체계가 흔들렸으며, 참관인이 박스나 쇼핑백 등을 이용해 기표 용지를 대리 전달하면서 비밀·공정투표의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울산 남구의 한 사전투표소는 투표소의 바닥과 선거용품이 특정정당을 연상시킨다는 이의도 제기됐다.

선관위의 예상보다 훨씬 많은 확진·격리자가 투표장에 몰렸다. 그렇지만 선관위는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기 위해 투표장에 온 이들에게 장시간 대기하게 하는 것도 모자라 부정선거의 의혹까지 받았다. 이는 국민들의 뜨거운 선거열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선관위의 부실선거관리로 장시간 대기하다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도 발생했으며, 선거 방식에 신뢰가 가지 않는다며 투표를 거부한 이들도 있었다. 코로나 확산추세에 따른 투표는 어느정도 예상되지 않았을까. 선관위가 7일 긴급 전체회의를 열고 9일 본선거 때는 일반 유권자들이 퇴장한 오후 6시부터 확진·격리자가 투표함에 직접 투표하고, 사무원 전달 투표가 아닌 직접 투표 용지를 투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미 선관위의 선거 시스템에 불신이 생긴 국민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투표)라는 말이 있다. 선관위는 이번 사전투표 부실관리에 대해 명백히 해명하고 9일 본선거날에는 이런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권지혜 정경부 기자 ji149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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