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유니콘 메이드-인 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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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유니콘 메이드-인 울산
  • 경상일보
  • 승인 2022.03.2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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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록 울산정보산업진흥원장

인도네시아 물류 스타트업 J&T익스프레스는 창업 5년 만인 지난해 필리핀·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5개국에서 세계적인 물류 업체들을 밀어내고 택배 분야 1위에 등극했다. 평소 택배 배송에 평균 4~5일 걸리던 동남아 시장에서 처음으로 익일 배송 서비스를 도입해 고객들을 사로잡았다. J&T익스프레스는 현재 기업 가치가 80억달러(약 9조5000억원)까지 치솟았고 올해 미국 나스닥 상장도 추진할 계획이다.

한때 낙후된 인프라 탓에 창업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동남아시아에서 유니콘(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의 비상장 기업) 스타트업들이 쏟아지고 있다. 2021년 1월부터 9월까지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10개국에서 19개의 유니콘 기업이 탄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인도(12개), 이스라엘(11개), 영국(7개)의 신규 유니콘을 크게 앞서는 수치다. 이 기간 한국은 고작 1개 기업만이 유니콘으로 등재됐다. 코로나 이후 비대면 거래 확산으로 동남아 지역 인터넷 보급이 빠르게 늘고 있는 데다, 최근 이 지역으로 글로벌 투자 펀드가 몰리면서 동남아가 새로운 ‘창업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한편, 울산은 석유화학, 조선, 자동차 등 전통 제조업 중심으로 산업구조가 이루어져 있어 일자리 창출의 다양성이 부족하고, 전통산업의 침체와 낡은 산업구조, 대학·스타트업·연구기관의 연계 미흡으로 인한 저조한 시너지 효과 등은 울산의 전국 최하위 수준의 청년고용률은 물론, 청년창업의 기반인 스타트업 생태계도 전국 하위 수준에 머물게 하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청년층이 유턴하는 젊은 도시 조성을 위해서라도 청년 취업과 창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 발 벗고 나서야 할 시점이다. 이에 울산발 유니콘 스타트업을 배출하기 위한 몇 가지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우선 울산대, UNIST를 중심으로 접근성이 편리한 위치에 창업타운을 조성해 스타트업 입주공간과 투자펀드, 엑셀러레이팅 등 다양한 창업지원 인프라를 구축하여 창업타운을 지역 및 동남권 스타트업 생태계의 핵심 거점으로 삼아야 한다. 대학의 R&D, 교육 및 인재양성 등의 역량을 십분 활용하기 위해 정부와 울산시의 핵심 산업정책을 선도할 국내·외 유망 스타트업을 지역으로 유치해 글로벌스타트업 보육생태계를 구축함은 물론 나아가 하이테크 스타트업을 지속적으로 발굴·배출해야 한다. 또한 지역 대학교육 전 분야에 창업프로젝트형 인재양성 프로그램과 자유로운 창업활동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혁신적인 창업지향의 교육과정을 개설해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한 청년들을 배출, 지역의 신산업 기반 스타트업 생태계에 뛰어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나아가 지자체는 물론 유관기관과 대·중소기업이 전방위로 협업해 창의적인 사업 아이디어나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이 핵심기술 개발을 앞당기고 개발된 제품·서비스가 지역 대·중소기업의 테스트베드를 적극 활용하여 시장 진출까지 이어지게 하는 것이다.

울산정보산업진흥원은 지난주 전국에서 9번째로 콘텐츠기업지원센터를 개소했다. 늦은 감은 있지만,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분야 등 제조산업 중심의 산업도시 울산에 새로운 고부가가치 콘텐츠 산업을 접목하기 위해 또 한 걸음을 내디딘 것에 그 의미가 있다. 울산은 태화강국가정원, 간절곶, 영남알프스, 반구대암각화, 대왕암, 장생포 고래마을 등 문화, 역사, 관광자원 등의 순수 콘텐츠는 물론, 타지역에 비해 대·중·소기업이 산업단지에 집적되어 있어, 이를 활용한 제조산업 연계 실감형 콘텐츠를 제작하고 실증화하는데 큰 장점이 있다. 콘텐츠기업지원센터를 통해 혁신제조산업과 결합한 가상공간(메타팩토리)을 구현하거나, 울산만의 특색을 반영한 참신한 메타콘텐츠를 디자인하고 서비스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가진 기업과 인력을 양성하고자 한다. 제조업 기반 콘텐츠 산업을 이끌어 갈 수 있는 많은 성공사례 스타트업들이 나올 수 있도록 하여 ‘유니콘 메이드-인 울산’의 성공을 꿈꾸고자 한다.

구자록 울산정보산업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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