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국민의힘 후보로 울산시장에 출마하겠다고 밝힌 사람은 6명이다. 숫적으로 출마경쟁이 어느 해보다 치열하기도 하지만 경력면에서도 화려하기가 역대급이다. 정갑윤 예비후보는 국회의원 내리 5선에 국회부의장까지 지냈다. 박맹우 예비후보도 울산시장 3선에 국회의원 2선으로 선출직 5선이다. 이채익 예비후보도 남구청장 2선에 국회의원 3선으로 선출직 5선이다. 김두겸 예비후보는 남구청장 2선에다 기초의원 3선으로 남구의장을 지냈다. 서범수 예비후보는 현직 초선 국회의원이다. 유일하게 선출직 경력이 없는 허언욱 예비후보도 부단체장인 울산부시장을 지냈다. 23일 출마선언을 하겠다는 박대동 전 국회의원(초선)까지 가세하면 이들 예비후보의 단체장과 국회의원 선출직 경력만 합쳐도 19선이다.
경력이나 인지도가 역대급이긴해도 유권자들로서는 여전히 누가 시장후보로 가장 적합한지를 알기는 쉽지 않다. 예비후보들이 수시로 공약을 발표하고 있지만 단편적인 공약이 시장으로서 역량을 충분히 말해주지는 못한다. 후보선출 방식인 여론조사는 인지도가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하므로 온전히 공정한 경쟁방식이라고 하기도 어렵다. 당이 도입한 공직후보자역량강화(PPAT) 평가는 지방의원들에만 해당된다.
시장을 비롯해 구청장·군수, 시·구군의원까지 지방선거에서 뽑는 울산 선출직은 모두 79명에 이른다. 울산에선 이번 선거가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현역 국회의원 2명이 출마를 선언해 이들 중 누구라도 공천을 받게 되면 보궐선거도 함께 치러야 한다. 보궐선거를 제외한 지방선거가 3대1의 경쟁률만 된다고 해도 후보자는 237명이나 된다. 이들 중 옥석을 가리는 것은 쉽지 않다.
각 정당은 적어도 광역·기초 단체장만이라도 역량을 가늠할 공식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예선은 토론회도 쉽지 않으므로 후보등록을 마친 후보들에게 장·중·단기 울산발전계획을 제시하는 비전발표를 하게 하고 일정기간 영상을 공개하는 것은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유권자의 선택만 강요할 것이 아니라 정정당당한 경쟁 시스템 마련이 먼저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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