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태화강, 남산쪽 개발 미루고 동서 확장 먼저 주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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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태화강, 남산쪽 개발 미루고 동서 확장 먼저 주력해야
  • 정명숙 기자
  • 승인 2022.03.2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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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철호 울산시장은 23일 태화강 국가정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태화강 국가정원 두 번째 비전’을 발표했다. 2020년 7월 발표한 ‘큰 평화 태화강국가정원 프로젝트’ 첫번째 비전과 달라진 점은 동쪽 명촌교에서 서쪽 대곡천까지 국가정원을 넓힌다는 것이다. 현재 국가정원으로 지정돼 있는 태화들을 건너 남산 쪽으로 여러가지 시설물을 설치하겠다는 계획에 국한되지 않고 ‘100리 태화강’ 전체를 바라보기 시작한 것은 참으로 다행이다.

첫번째 비전에서 내놓았던 남산로 0.8㎞ 구간 지하화와 실내식물원, 정원복합단지와 가든웨이 설치, 남산 일원 전망대와 케이블카 설치 등의 계획이 그대로 담겨 있긴 하지만 태화강을 관광자원으로만 인식하고 볼거리 만들기에 치중했던 첫번째 비전에 비하면 시민들을 위한 강으로 돌아올 여지가 많아졌다. 도심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는 태화강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관광자원이 아니라 울산시민들의 정서함양과 여가생활 공간이라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뉴욕으로 여행을 가면 누구나 들르게 되는 센트럴 파크나 하이라인 파크도 뉴욕시민들을 위한 공원이지 관광자원으로 개발한 것은 아니다.

특별한 시설을 조성하는 것보다 수변 배후시설을 자연스럽게 연결해서 동선 단절 없이 태화강 전체의 자연과 문화, 역사, 관광이 어우러진 복합벨트를 만들겠다는 것도 바람직하다. 가능하면 많은 울산시민들이 태화강에 쉽게 접근하고 수변공간을 맘껏 즐길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방문객이 적은 삼호교 일대와 학성교 일대에는 신비감을 안겨주는 작은 섬들도 생겨나고 있다. 인공시설 없이도 풍경이 점점 풍부해지고 있다. 부지매입을 통해 정원으로 꾸미는 것이 아니라 태화강 곳곳에 산재한 자원을 연결해 활용도를 높이겠다는 것도 듣던 중 반가운 소리다. 있는 그대로의 자연하천의 매력을 끌어내는 것보다 더 좋은 개발은 없다. 가급적 빠른 시일에 반드시 시행해야 할 것이다.

가능하면 인공적인 치장을 덜 하는 것이 ‘태화강국가정원다움’이다. 태화강에 정원을 만들기로한 세계적 정원디자이너 피트 아우돌프도 태화강을 둘러본 후 “도시 한가운데 이처럼 자연스러운 자연이 세팅돼 있다니 놀랍다”고 말했다. 태화강국가정원의 볼거리는 올해 탄생할 ‘아우돌프의 자연주의 정원’으로 충분하다. 지속가능한 태화강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새로운 개발이 아닌 자연스러움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개발과 최대한의 관리다. 강변 따라 늘어선 건축물의 미관 관리도 더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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