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일기]행정실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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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행정실 주무관
  • 경상일보
  • 승인 2022.03.3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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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모 울산대송중 교사

학교에서 일하는 사람은 많다. 교사, 강사, 행정실 직원, 인쇄 담당자, 스쿨버스 기사, 배움터 지킴이, 방역(안전) 도우미, 숙직 경비, 급식 조리원, 운동부 지도자 등 다양하다. 이처럼 학교는 절대로 교사만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이 중에 학교의 총무적인 업무와 교육 행정을 담당하는 행정실 주무관에 대해 알아보자.

학교 건물에 들어가자마자 1층에 제일 먼저 보이는 사무실이 행정실이다. 옛날에는 서무실이었고, 직원을 서무계원이라 불렀는데 호칭이 학교마다 달랐다. 졸업 앨범에 서무실(행정실) 사진을 보면 실장, 과장, 주사, 주임 등 직급·직책을 표시한 학교가 있고, 회계 OOO, 서무 OOO, 청소 OOO 등 역할로 표기한 학교도 있다. 필자의 앨범을 보니 직책과 계급 없이 OOO님, OOO님으로 인쇄되어 있었다. 심지어 OOO 아저씨도 있다. 그 분들의 노고가 평가절하 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울산 교육청은 2010년대 초반에 ‘주무관’ 명칭을 쓰라고 각 학교에 계속 전달했고,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이 명칭이 자리 잡았다. 그래도 학생에게는 여전히 낯선 단어다. ‘우리 학교에서 일하시는 분인데 선생님은 아니고 뭐라고 불러야하나’ 난감하다. 특히 행정실에 처음 온 학생들은 교무실과 다른 분위기에 어리벙벙하여 아주머니, 아저씨, 저기요 하기 일쑤다.

우연히 그 장면을 본 필자는 학생에게 “주무관님이라 불러드리고, 헷갈리면 그냥 선생님이라 해도 됩니다.”고 설명해준 기억이 난다. 그럼 어김없이 나오는 질문이 “주무관이 뭐예요?” 하긴 동사무소 공무원은 금방 떠올려도, 동사무소 담당 주무관 하면 감이 잘 안 온다.

이처럼 학생에게 낯선 존재이지만, 행정실 주무관의 역할은 매우 크다. 책상, 에어컨, 물, 전기, 청소용구, 수학여행, 화장실 등 모든 것이 행정실에서 고생해준 덕분에 보급이 된다. 교사의 월급은 회계 주무관 덕분에 일사천리로 들어오며, 오늘도 맛있는 급식이 영양(교)사, 조리원을 통해 학생에게 제공된다. 이렇듯 모든 시설, 회계, 살림살이가 행정실에서 나온다.

그러나 이들의 노고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우리는 상반신과 하반신을 지탱해주는 허리의 고마움을 잘 모르듯이, 교육 물자를 지원해주는 행정실 주무관의 고마움을 못 느낀다. 장학사와 교사 사이에서 실무를 담당하는 교육청 주무관의 고생 또한 마찬가지이다. 막중한 역할을 주무관들이 그동안 묵묵히 감당해왔다는 얘기다.

그래서 주무관의 노고가 더 알려지면 좋겠다. 교사와 주무관이 교육을 위해 상호 협력하는 동료라는 점은 누구나 공감한다. 지금은 신학기 시작, 예산 확정, 각종 사업 등으로 행정실이 가장 바쁜 3월이다. 이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김경모 울산대송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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