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은 울산 출신 재력가의 대(代)를 이은 기부로 조성된다는 점이 각별하다. 1977년 문을 연 종하체육관은 울산의 재력가였던 이종하(1889~1978년) 선생이 토지 1만2740㎡와 건립비용 1억3000만원을 기부해 세워졌다. 2024년 개관 예정인 종하이노베이션은 이종하 선생의 장남인 이주용(1935~) KCC정보통신 회장이 300억원을 기부해 재건축하게 됐다. 이회장은 지난 2020년 11월 송철호 울산시장을 만나 “울산시민들이 100년 이상 사랑할 수 있는 시설로 새로 건립해 시민들에게 기부하겠다”고 약속했고 1년4개월만인 이날 첫 삽을 떴다. 울산시는 이들 부자의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오래도록 잊히지 않고 널리 전파될 수 있도록 각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또 하나 각별한 점은 1977년 그리고 2024년, 47년의 시차를 두고 울산사람들에게 새로운 문화적 경험을 안겨주는 공간의 탄생이다. 종하체육관의 개관은 울산사람들에게 당시로서는 생소했던 공연과 전시, 체육과 집회 등 새로운 문화 체험을 안겨주었다. 종하체육관에서 처음으로 음악회를 접했다는 울산사람들이 부지기수다. 이날 첫 삽을 뜬 종하이노베이션은 인재양성을 위한 코딩 및 소프트웨어 교육 공간, 청년 창업자를 위한 창업 공간, 문화체육활동을 즐길 수 있는 다목적 체육관 등으로 구성된 복합문화공간이다. 많은 울산사람들은 이 곳에서 새로운 IT문화에 친근하게 접근하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1967년 국내 1호 소프트웨어 기업인 한국전자계산소(KCC정보통신의 전신)를 설립한 이주용 회장의 뜻에 따라 많은 글로벌 혁신인재를 길러내는 산실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크다.
수년전부터 노후화한 종하체육관을 두고 다양한 재건축 계획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어떤 계획도 시민적 합의를 얻어내지 못하고 지지부진하면서 종하체육관이 자칫 골칫덩이로 전락할 뻔했다. 대 이은 기부로 40여년 울산시민들의 사랑을 받았던 종하체육관이 ‘아름다운 퇴장’을 하게 된 것도 참으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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