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물가 상승은 주로 석유류 등 공업제품과 외식 등 개인 서비스가 견인했다. 석유류를 포함한 공업제품의 물가 기여도가 2.38%p, 외식을 포함한 개인 서비스의 물가 기여도가 1.36%p로 나타났다. 공업제품과 개인서비스가 전체 물가 상승률 4.1% 중 3.74%p를 차지한 것이다. 울산은 전년동월대비 3.9% 상승해 전국 평균 보다는 높지 않지만 10여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물가지수는 수치로 표시되기 때문에 체감도가 덜 하지만 실제 시중에서 돈을 써 보면 실감을 할 수 있다. 특히 최근 급등한 휘발류와 경유, 자동차용 LPG 등은 깜짝 놀랄만큼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일부 덤프트럭 운전자들은 수지타산이 안 나와 아예 트럭을 세워놓고 있다는 소리도 심심찮게 들린다. 식당에서는 대부분 메뉴가 10%이상 뛰었다. 물가는 국민의 가처분소득으로 연결되는 만큼 국민의 삶 그 자체라고도 볼 수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연평균 유가 수준이 지난 2월 전망 당시 전제를 큰 폭으로 상회할 가능성이 큰데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 내 코로나19 재확산 등에 따른 공급망 차질까지 겹쳐 국내 물가의 상방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한다. 여기다 세계 식량 가격 강세에 따른 가공식품 가격과 외식물가 상승도 위험 요소로 거론된다. 한 마디로 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년여 만에 4%까지 올라갔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정부는 5~7월 유류세 인하 폭을 30%로 확대하고 영업용화물차·버스·연안화물선 등에 대해 경유 유가연동 보조금을 지급하며 차량용 LPG 판매부과금을 30% 감면하는 조치를 내놨다. 그러나 물가 인상 속도가 워낙 가팔라 이런 조치가 국민의 부담을 실제로 얼마나 줄여줄지는 미지수다.
정권이 바뀌는 이 중요한 시점에 자칫 물가의 고삐가 풀린다면 새 정부에 큰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 윤석열 정부의 첫 민생경제 대책에 국민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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