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생각]지역발전 연구용역 주도하는 주민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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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생각]지역발전 연구용역 주도하는 주민매니저
  • 경상일보
  • 승인 2022.04.0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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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진 울산민관협치지원센터 마을혁신연구소장

“연구용역에 주민매니저로 참여하실 분들이 계실까요?” 온양읍 지역발전 연구용역 사업을 위탁한 단체 임원에게 물었다. 이 용역은 주민단체가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 지원 예산을 확보해서 미래 환경변화에 대응하는 지역발전 방안을 마련하는 사업이다. 그동안 대개의 연구용역은 연구자가 중심이 되고 주민들은 주로 조사 대상자였다. 그러나 이번 연구용역에 참여하게 될 주민매니저들은 설문과 면접 문항을 설계할 때부터 주민들을 대표해서 참여한다.

조사결과를 분석할 때도 연구자들이 파악하기 어려운 정보를 제공하고 유의미하게 해석할 수 있는 역할을 한다. 그 결과를 기반으로 분야별 의제들을 설정하고 단계별 실행계획을 제시하게 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보고서의 내용들이 조금 더 풍부해지고 실현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매월 일한 만큼 적정한 보수도 지급한다.

한편 이쪽 업계에서는 “보고서를 찍어낸다”는 자조가 회자된다. 공공기관에서 행정업무가 수월하도록 수의계약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용역비에 비해 일을 더 해야 한다. 주민들이 참여하는데도 한계가 있다. 그 모든 과정이 돈과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만든 보고서가 주목을 받거나 실제 사업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드물다. 그러니 연구자들 입에서 ‘찍어낸다’라는 표현이 나오는 것이다. 이런 현실을 변화시키기 위해 연구자를 충분히 존중하는 수준에서 인건비 기준단가를 적용할 예정이다.

이번 용역은 온양읍 지역 비전과 전략 체계 마련, 지역 브랜드 설정과 가치를 정립하는 것이 목적이다. 세부적으로는 생활SOC 복합화를 비롯한 공간 인프라 전략, 커뮤니티 케어를 기반으로 하는 생애주기별 지역 단위 복지 체계, 지역자원을 바탕으로 마을공동체가 주도하는 소득 증대 방안, 평생교육 주체를 형성시킬 학습공동체 활성화, 지역 내 갈등관리 프로그램과 조정 절차, 행·재정 현황과 지역사업 분석을 통한 주민자치 정책 추진, 원전지원금의 투명한 관리·운용 체계 구축이 핵심이다. 주민들이 특별 연구과제로 제시한 남창 4·8 만세운동 기념사업과 풍랑을 만나 순직한 조선통신사 추모사업, 남창천 생태환경 보전 방안도 담는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6월께 주민직선제를 통해 창립하는 사단법인 울산온양읍주민협의회가 관련 사업을 제안하고 참여하는 주체가 된다. 마을협치 모델을 만들어 나가게 된다. ‘협치’를 바라보는 시선은 다양하고 여러 해석이 존재하지만 기본적으로 ‘권력 수준이 다른 집단 간의 협업’을 의미한다.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서 수립한 지역발전 연구용역 결과를 사업화하는 과정이 마을협치의 기반이 될 것이다. 주민매니저들과 연구자들, 마을활동가들이 상주하며 어우러질 수 있는 마을사무소도 마련했다. 이를 주도해 나갈 주민매니저들의 역할이 주목된다.

이승진 울산민관협치지원센터 마을혁신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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