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그린에너지와 에너지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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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그린에너지와 에너지 정책
  • 경상일보
  • 승인 2022.04.0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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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황 울산인재평생교육진흥원장

“인류는 기후변화에 있어, 오래 전에 남은 시간을 다 썼다. 오늘날 우리가 기후변화를 진지하게 다루지 않으면, 내일 우리 아이들이 그렇게 하기에는 너무 늦을 것이다.” 18세기 후반 굴뚝제조업(산업혁명)의 시동을 건 영국의 현 총리 보리스 존슨이 2021년 11월1일 글레스코에서 열린 제2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개막식 연설에서 한 말이다.

영국은 오래 전부터 전력에너지를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발전시켜왔다. 현재 전기에너지의 40% 가량이 신재생에너지이다. 특히 북해 지역의 강한 풍력을 이용한 풍력에너지의 비중을 크게 높여가고 있다. 이에, 풍력 발전용 장비 생산과 앞선 기술을 미국, 중국, 프랑스 등 다른 국가에 수출하고 있다.

독일, 덴마크, 프랑스 등 유럽국가연합(EU)들은 서로 가까운 국가로부터 전기에너지를 주고받기가 수월하다. 그러므로 우리나라의 에너지 정책을 단순히 유럽국가들과 비교·모방하는 것은 맞지 않을 수도 있다.

얼마 전 우리나라도 세계적 규모의 풍력전기에너지단지를 만든다고 했다. 언제나 그랬듯이 좀 시끄럽다. 바람을 항상 믿을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북해의 강한 바람을 가진 영국조차 지난 겨울 기후 변화 영향으로 풍력에너지생산에 차질을 빚은 바 있다. 풍력에너지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풍력에너지는 기존의 전력 생산을 보조할 뿐이지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더욱이 장비생산기술 없이 급히 추진하게 되면, 해외 풍력에너지 관련 기업들만 배불린다는 것이다.

올 초, EU집행위원회는 원자력발전과 천연가스를 Green Taxonomy(환경친화적인 녹색분류체계)에 포함하기로 결정했다. 물론 이 결정은 EU집행위원회가 회원국에게 보낸 공고문 수준이기 때문에 EU회원국 정부와 유럽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원자력발전은 24시간 계속 전력생산이 가능하다. 그러나 원자력발전은 방사능 오염, 핵폐기물처리 등 문제가 많다. 또한 1986년 구 소련의 체르노빌의 원자로 폭발사고와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해 핵발전은 위험한 것으로 인식되어, 여러 나라에서 시민들의 반대로 핵발전소의 폐기 또는 건설이 지연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몇 년 전 탈원전 선언에 의해 신한울 3, 4호기 공사를 중단했다. 덕분에 원전 부품 업체 수백 곳이 파산했다. 올해 새로 들어설 정부에서는 다시 원전에너지 비중 30% 유지와 10기 이상 원전을 수출할 계획이라고 한다.

최근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대응 평가가 59위(64개국 중)로 ‘최하위권’이라고 한다.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영국이 최상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중국(37위), 일본(45위), 미국(55위), 러시아(56위)이다. 온실가스배출, 재생에너지, 에너지소비 그리고 기후정책 등 4가지 부문을 점수화해서 평가한 결과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온실가스배출, 에너지소비 부문에서 ‘매우 낮음’ 평가를 받았고, 재생에너지, 기후정책 부문에선 ‘낮음’ 평가를 받았다. 우리나라는 올해 들어 여러 차례 기후 위기와 관련한 여러 목표와 기후선언을 했음에도 기후변화대응지수 순위가 여전히 최하위권인 것을 보면 이행수준과 근본적인 문제 파악이 제대로 안된 것으로 판단된다. 기후위기대응, 탄소중립대응에 대한 낙관주의적 태도가 현실가능성 없는 정책을 남발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러한 낙관적 태도의 결과는 파리기후협약에 의한 무역장벽으로 인해 경제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국가산업정책과 경제정책은 떼려야 뗄 수 없다. 여기에 에너지 정책은 더더욱 말할 것도 없이 중요한 것이다. 표나 권력에 의해 조직과 인력이 쉽게 바뀌거나, 만들어 놓은 에너지 정책이 하루아침에 바뀌어서는 안 될 일이다. 국가 미래를 생각하는 에너지정책이어야 할 것이며, 앞을 내다보며 세상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며, 조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전문가 조직체 기관이 필요할 것이다. 에너지정책에도 밸런스와 조화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허황 울산인재평생교육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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