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강]광역시 업그레이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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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강]광역시 업그레이드 제언
  • 경상일보
  • 승인 2022.04.1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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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기준 전 부산지방검찰청 검사장

도시는 생명력을 가진 유기체로 비유되기도 한다. 구성원인 시민, 이들의 사회적 활동, 자연 환경인 토지와 인위적 시설인 도로 상하수도 전력 등의 네트워크가 유기체의 구성부분에 해당된다. 물적 시설의 네트워크는 도시의 외양을 결정하지만 도시에 거주하는 사람들과 그들의 활동에 의하여 도시의 본질은 달라진다.

울산광역시는 태화강과 동해 바다, 영남알프스 산군 등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졌다. 산업화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였고 현재도 그러하다. 7~8년전까지 있었던 KTX울산역 맞은편 산등성이의 ‘근대화의 메카’라는 글귀는 방문객들에게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중화학공업의 중심지로서 산업수도임을 잘 일깨워주었다.

1997년 7월15일 광역시 승격후 20여년이 지났고 혁신도시가 들어서고 중화학 관련 공기업 본사가 내려왔지만 동남권역의 광역도시로서 양산 밀양 경주 지역을 아우르는 위상을 가지고 있는지 확신하기 어렵다. 오히려 전국 제2도시 부산광역시에 포섭되는 분위기가 없지 않다. 일례로 울산~해운대 고속도로가 생겨 교통은 편리해졌지만 소비의 한 축은 오히려 부산으로 빠져나가 도시 구성원들의 사회적 활동이 외부에서 이뤄지는 느낌이 있다. 광역도시로서 포용성과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말이 나올 수 있다.

필자는 20여년전 울산지검에서 부장으로 근무한 적이 있다. 법원과 검찰의 관할은 울산광역시를 비롯하여 양산시를 포함한다. 대찰인 양산 통도사는 울주군에 인접하여 사실상 울산권역이다. 양산시가 지리적으로 울산광역시와 접하였지만 연결이 약하고 부산광역시 지하철이 양산까지 연장되고 부산대학교병원이 있는 등 양산 생활권은 부산권역에 가깝다. 사법관할에도 불구하고 양산을 울산권역에 실질적으로 포섭하지 못하는 부분은 아쉬운 대목이다.

울산대공원, 태화강의 친자연적 정비와 십리대밭의 국가정원 지정, UNIST라는 과학기술원 등 눈부신 변화에도 불구하고 울산 인구는 110만명을 조금 넘은 채 정체되어 있다. 도시 발전 동력이 사람의 힘에서 나온다는 점에서 안타깝다. 울산의 경우 수소산업이나 해상풍력 발전, 첨단 석유화학과 같은 미래 신산업은 필수이지만 주변의 중소 도시를 아우르는 소비, 문화, 교육의 중심지 역할이 증대되어야 광역도시로 한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도시는 구성원들의 활동과 교통체계가 어떤가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는다. 현대 도시는 스마트 도시를 지향한다. 소비와 이동 등 구성원들의 활동이 첨단 IT의 기반에서 이루어지는 도시가 미래 도시의 지향 방향이라는 점도 유념할 부분이다.

대학과 같은 교육 시스템이나 문화와 예술 등 인문 인프라는 인구 유입의 단초를 제공한다. 성장하는 현대 도시는 생산을 위주로 하기보다 소비가 우위를 점하는 장소로 바뀌는 것이 추세다. 보고 사고 맛보고 배우는 문화가 있어 즐거움을 주고 교육의 기반이 튼튼하여야 스마트한 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 UNIST와 울산대학교의 교육기능 연계 및 통합은 반드시 불가능한 시도가 아니다. 울산대에 로스쿨 도입을 못할 이유가 없다. 현재 울산KBS홀에서 이루어지는 공연 등을 포함하여 미술 연극 전시 등을 종합적으로 감당할 문화예술회관을 영감을 담은 건물로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지. 북구 정자 해변에 해상 공원이나 테마파크 조성 프로젝트를 구상하여 보는 것은 상상의 얘기가 아닐 것이다. 100만여평의 광대한 울산대공원에 관광용 타워라도 하나 세우면 어떨까.

교통체계의 확충은 도시 성장에 필수다. 울산광역시는 전국 광역시중 유일하게 지하철이 없다. 광역시 위상에 맞는 지하철이나 전철망이 필요하다. 교통체계와 운송수단은 도시의 형식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도시는 인간에게 풍요를 가져다 주었다. 다가오는 지방선거를 계기로 울산광역시가 새로운 비전으로 나아가 사람이 모여들고 시민들에게 풍요를 가져다 주는 도시로 업그레이드하기를 기대하여 본다.

박기준 전 부산지방검찰청 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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