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울산시와 한국수자원공사 등에 따르면, 울산의 양대 식수원 중 하나인 낙동강에서 발암물질이 지속적으로 검출되고 있다.
지난해 시 수질연구소가 낙동강 하류에 위치한 원동취수장에서 취수한 용수를 회야댐으로 끌어온 뒤 실시한 조사에서 발암물질인 과불화옥탄산이 두 차례 검출됐다. 당시 검출치는 과불화옥탄산의 먹는 물 감시기준 0.070㎍/ℓ의 약 18.6%인 0.01㎍/ℓ로 기준치 이내였다.
정수 후 실시한 조사에서 과불화옥탄산의 검출은 세 차례였다. 취수한 용수에서 두 차례만 검출됐고, 정수 후 검출량이 절반 이상 줄어든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일이었다.
지난 2월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가 실시한 시료 채취에서는 원동취수장 하류에 있는 물금취수장에서 발암물질인 과불화옥탄산과 1,4다이옥산이 검출됐다.
과불화옥탄산은 먹는 물 감시기준을 밑도는 0.014/ℓ이 검출됐고 1,4다이옥산은 감시기준 50㎍/ℓ을 밑도는 1㎍/ℓ이 검출됐다.
당시 낙동강 중상류인 성서공단과 구미 일원에서 발암물질이 다량 배출된 뒤 하류로 내려오면서 점차 희석된 것으로 추정된다.
울산의 취수원인 원동취수장이 물금취수장 상류에 위치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2월 시료 채취 당시 원동취수장에서는 적어도 물금취수장보다 많은 발암물질이 울산으로 보내졌을 가능성이 높다.
낙동강 용수의 오염물질 검사는 시 수질연구소가 전담한다. 시 수질연구소는 매 분기 말 원동취수장에서 취수한 용수를 조사한 뒤 결과를 발표하는데, 최초 검출된 뒤 시일이 다소 지난 3월 초 시료를 채취한 만큼 발암물질이 미검출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오염물질의 농도가 높아지는 갈수기일수록 시료를 자주 채취해 조사할 필요성이 높지만, 시 수질연구소의 인력 부족으로 원활한 조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현재는 발암물질 등 오염물질이 검출되지 않거나 검출되더라도 기준치를 밑돌고 있지만 자칫 사고가 발생할 경우 울산의 식수원이 오염될 우려가 제기된다. 이런 상황은 갈수기일수록 심각해진다.
앞서 시는 사연댐 수위가 낮아진 올해 2월15일부터 낙동강 용수를 일 8만t씩 받다가 사연댐 취수가 중단되면서 낙동강 용수 이용량을 더 늘렸다. 지난 11일 낙동강에서 28만t가량을 끌어왔다.
현재 낙동강 용수 이용량을 감안하면 울산의 하루 용수 사용량 35만t 전량을 낙동강에 의존하는 셈이다. 지금 시점에 낙동강 용수에 문제가 발생하면 식수 공급이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이에 따라 청도 운문댐에서 울산으로 최대한 많은 물을 공급받는 것은 물론 대체 수원을 개발해 낙동강 오염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올해부터 조사 항목을 12개에서 14개로 확대하는 등 낙동강 용수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며 “회야·천상정수장 활성탄 교체 주기를 단축하는 등 시민들에게 안전한 물을 공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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