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탄소중립의 꽃 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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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탄소중립의 꽃 수소
  • 경상일보
  • 승인 2022.04.1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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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문 한국동서발전 사장

탄소중립이 세계적인 추세가 되면서 수소가 주목받고 있다. 수소는 연소가 가능한 물질이면서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라는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지 않는다. 기존의 가스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연료로 자동차 뿐만 아니라 난방이나 취사의 용도로 사용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용도는 사실 발전 연료로서의 사용이다. 천연가스를 사용하는 연료전지 발전과 복합화력발전에서 천연가스를 대신해 수소를 사용할 수 있고, 석탄발전소에서 수소화합물인 암모니아를 사용할 수도 있다.

이러한 수소는 생산방식과 관련해 브라운수소, 그레이수소, 블루수소, 그린수소 등으로 나뉜다. 브라운수소는 석탄을 고온·고압에서 가스화해 추출한 수소를 말하고, 그레이수소는 천연가스를 고온·고압 수증기와 반응시켜 수소를 추출하는 방식과 석유화학 또는 철강생산 공정에서 부수적으로 나오는 부생수소를 말한다.

블루수소는 브라운수소나 그레이수소 생산과정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여 처리하는 경우의 수소이고, 그린수소는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를 이용해 물을 전기분해하여 생산하는 수소이다.

원자력발전으로 생산한 전기를 사용한 경우는 핑크수소라고 하는데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면에서는 탄소중립이지만 원전폐기물과 관련된다는 점에서 친환경이라고 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현재 세계수소의 대부분인 95% 정도가 그레이수소지만 앞으로는 그린수소가 주류를 이루게 될 것이고, 수소경제에서 말하는 수소는 이 수소라야 할 것이다.

탄소중립 사회의 실현을 위해 꼭 필요한 수단인 수소는 사실 그 성질로 보면 배터리 즉 에너지저장장치(ESS)이다. 앞으로의 수소가 그린수소라고 한다면 먼저 신재생에너지로 전기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수소의 사용용도가 자동차 연료, 난방 및 취사, 발전연료라면 모든 것은 전기로 대체가능하다(사실 수소자동차도 전기자동차다. 수소로 전기를 만들어 구동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전기를 바로 사용하면 되지 굳이 왜 수소를 만들어야 한다는 걸까? 재생에너지 즉 태양광과 풍력 전기는 밤이나 장마 때 그리고 바람이 불지 않을 때는 생산할 수 없다. 이를 간헐성이라고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과다 생산된 전기를 저장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 사용하면 된다. 그런데 배터리는 비싸고 많은 전기를 저장하기 어렵다. 그래서 수소를 이용하는 것이다. 전기가 많이 생산될 때는 그 전기로 수소를 만들어 두었다가 전기 생산이 되지 않을 때 그 수소를 이용해 발전을 하고, 또 수소차 충전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을 하는 것이다. 울산에서 추진하는 부유식 해상풍력 같은 경우는 처음부터 수소생산을 위한 용도로 사용될 수도 있을 것이다.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앞으로 수소경제로 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재생에너지 자원이 풍부하지 못해 수소를 생산하는데 한계가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서 수소가 차지하는 비율은 21.5%(2790만t)인데 이중 80% 정도는 해외에서 수입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현재 동서발전에서는 수소 국내 자급을 위해 동해에서 태양광을 이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시설의 실증을 준비하고 있다. 1㎏의 수소를 생산하기 위해 1만2000원 정도가 소요되는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재생에너지 자원이 많은 호주의 그린수소 생산단가가 5달러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거의 두 배 수준으로 지속적인 기술개발 등을 통해 생산단가를 낮추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동서발전은 호주나 사우디 등 재생에너지 조건이 좋은 곳에서 그린수소를 생산해 국내에 들여오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

수소 경제는 울산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현재 울산은 수소생산 1위, 수소배관망 구축 1위 등 수소와 관련한 인프라가 가장 잘 갖추어져 있다. 2019년 수소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된 이후, 수소를 연료로 하는 친환경 선박, 수소 트램 등 다양한 실증사업이 진행되고 있어 향후 세계적인 수소도시로의 변신이 기대된다. 수소의 수입, 저장, 운송, 활용 등과 관련한 밸류체인을 잘 구성하면 울산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다.

김영문 한국동서발전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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