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악용에 사라지는 ‘선한 영향력 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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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악용에 사라지는 ‘선한 영향력 가게’
  • 정세홍
  • 승인 2022.04.18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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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에서 결식 아동들을 돕기 위한 선한 영향력 가게가 1년새 3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글로벌 공급망 혼란과 러-우 전쟁 여파로 물가가 급격하게 상승한데다 일부 기부 취지를 악용하는 등 소상공인들이 버거운 현실을 이기지 못하고 참여를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7일 ‘우리동네 선한영향력가게’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총 35곳에 이르던 울산지역 선한영향력 가게는 이달 기준 22곳으로 13곳(37%)이 줄었다.

선한영향력 가게는 결식아동을 돕기 위한 지역 소상공인들의 자발적 참여로 이뤄진다. 지난해 인터넷 상에서 불우한 가정 형편 때문에 끼니를 거르는 아동에게 음식값을 받지 않겠다는 치킨집 등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울산에서도 총 10곳도 되지 않았던 선한 영향력 가게가 소상공인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3배 넘게 증가했다.

그러나 신종코로나 장기화로 인해 지속되는 경영난을 버티지 못해 폐업하거나, 최근 급격한 물가 상승 여파로 인해 기부 참여를 포기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선한 마음을 악용, 공짜 음식을 찾는 일부 몰지각한 고객들도 참여 포기를 부추기고 있다.

치킨집을 하며 올해 초까지 선한 영향력 가게에 동참했던 A씨는 “몰상식한 어른들이 아이들의 급식 카드를 가져와서 ‘무상으로 음식을 준다고 하던데 맞느냐’며 막무가내로 떼를 쓰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면서 “배고픈 아이들을 위해서 음식을 제공한다는 참여 취지를 설명했지만 한참이나 업소에서 소란을 피우다 돌아갔다”고 말했다.

게다가 최근 급격한 물가 상승으로 부담이 커져 어쩔 수 없이 참여를 포기하는 소상공인들도 있다.

피자집 사장 B씨는 “주 재료인 밀가루 가격이 너무 많이 올랐고 야채와 고기 가격도 감당할 수 없는 수준까지 올랐다”면서 “배고픈 아이들을 돕자는 선한 영향력 가게 취지에는 여전히 공감하고 있지만, 물가 상승이 언제까지 이어질 지 알수 없어 기부를 중단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세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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