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소영의 날씨이야기]곡우!(穀雨) 풍년을 기원하며
상태바
[맹소영의 날씨이야기]곡우!(穀雨) 풍년을 기원하며
  • 경상일보
  • 승인 2022.04.21 0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맹소영 기상칼럼니스트·(주)에코그린캠퍼스 대표이사

벌써 봄의 마지막 절기(20일) ‘곡우’를 지나 보내고, 기온은 여름을 준비하듯 빠르게 오르고 있다. 곡물을 적시고 싹을 틔우는 봄비를 뜻하는 절기 ‘곡우’는 농사를 짓던 선조들의 지혜가 엿보이는 절기 중 하나이다. 한 해 농사가 시작되고, 겨우내 움츠렸던 동식물이 생동감을 되찾는 이맘때면 지역마다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서해에서는 겨울을 난 조기 떼가 북상하면서 조기잡기로 북적거리기 시작하는데, 이때 잡힌 조기를 ‘곡우살이’라고 했다. 전라남도와 경상도, 강원도에서는 깊은 산속으로 곡우물을 먹으러 가는 풍속이 있었다. 또한 지리산에서는 통일신라시대부터 곡우에 약수제를 지내고, 태평성대와 그해의 풍년을 기원했다고 한다. 곡우를 보내는 각 시대와 지역의 모습은 달랐지만, 한해 풍년을 바라며 날씨를 소중히 여긴 그 마음만큼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어 보인다.

그런데 올해는 겨울부터 이어진 가뭄에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전국 평균 기온은 7.7℃로 평년보다 1.6℃ 높았다. 전국 단위 관측이 시작된 1973년 이후 2021년(8.7℃), 2018년(7.9℃)에 이은 역대 세 번째 따뜻한 3월이었다. 고온현상은 4월에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11일 강릉의 낮 최고기온이 31.3℃를 기록하는 등 전국 곳곳에 4월 초 기온으로 가장 높은 기온을 나타냈다. 울산도 지난 11일과 12일 25℃를 웃돌며 초여름 날씨를 보였다.

지난 주말부터 다시 확산하고 있는 건조특보가 더 많은 지역으로 확대 강화되고 있다. 남은 봄철 이상기온과 가뭄이 얼마나 지속될지 걱정이다. 다행히도 4월 하순에는 비소식이 잦을 전망이다. 우리나라를 지날 기압계의 동향에 따라 강수량의 여부는 변동가능성이 크지만, 4월 중순에서 하순에는 대기 흐름이 동서로 원활해질 것으로 예상돼 그만큼 주기적으로 기압골과 이동성 고기압이 통과해 주기적인 강수 가능성이 높다. 4월 중반부터는 대형산불 우려도 줄어드는 시기지만, 산발적인 산불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는 만큼 비의 계절 여름이 오기 전까지는 계속해서 화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맹소영 기상칼럼니스트·(주)에코그린캠퍼스 대표이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울산 곳곳 버려진 차량에 예산·행정 낭비
  • 궂은 날씨에도 울산 곳곳 꽃놀이 인파
  • [송은숙 시인의 월요시담(詩談)]복효근 ‘목련 후기(後記)’
  • [기고]울산의 랜드마크!
  • 이재명 대표에서 달려든 남성, 사복경찰에게 제압당해
  • 울산시-공단 도로개설 공방에 등 터지는 기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