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울산의 한 구인·구직사이트를 확인한 결과 대부분의 모집공고가 최저임금 9160원에 맞춰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그 중에는 시급 9500원~1만원 이상을 제시한 곳도 적지 않았다. 급구가 붙은 공고는 시급이 무려 1만3000원~1만5000원까지 형성돼 있었다. 지난달 29일부터 직원 및 알바생을 모집공고를 등록한 남구의 한 고깃집은 시급 1만1000원을 제시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공고가 계속 떠 있다. 구인·구직 플랫폼 알바몬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울산지역의 아르바이트 공고 등록 건수는 전년동월대비 77.1% 증가해 전국에서 5번째로 상승폭이 컸다.
이같은 구인난은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다중이용시설 알바를 꺼려하는 일부 시민들과 초단기·일회성으로 일하는 ‘긱 워커’들이 많아진 탓도 있다. 특히 최근 부쩍 늘어난 ‘긱 워커’들은 한 직장에 소속되지 않고 자유분방하게 일을 해 사회의 새로운 축으로 등장하고 있다. 대학생 최모(24)씨는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2년 동안 단기 아르바이트에 익숙해지면서 고정 아르바이트를 꺼려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긱 워커는 얼핏 비정규직 근로자와 유사해 보이지만 내용상 큰 차이가 있다. 우선 긱 워커들은 자발적으로 계약직을 희망하는 사람들이다. 정규직으로 취직하고 싶지만 여건이 되지 않아 차선책으로 택하는 기존 기간제 근로자와 다르다. 지난달 통계청 고용동향에 따르면 주당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2%늘어난 반면, 긱 노동자로 대표되는 17시간 미만 초단기 일자리는 7.4%나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기간 동안 정부의 지원이 늘면서 일을 하려는 사람 자체도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영업자들의 구인난은 이같은 산업구조 변화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구인난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해서는 종업원들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는 방법 말고는 뾰족한 대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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