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야(夜)한’ 밤을 허(許)하라, 도시문화콘텐츠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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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야(夜)한’ 밤을 허(許)하라, 도시문화콘텐츠 경쟁력
  • 경상일보
  • 승인 2022.04.2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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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금융학과 교수

‘도시’의 밤은 ‘야(夜)’해야 된다. 불빛이 꺼지는 밤 또한 도시의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도시의 경쟁력 확보에는 밤낮이 따로 없다. 더욱이 경쟁력 있는 세계적인 도시들은 오히려 밤이 더 화려하고 볼거리가 많다는 특징이 있다. 도시의 밤은 당해 도시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훌륭한 문화콘텐츠가 될 수 있다.

최근 서울시의 경복궁이 야간개장을 했다. 기간은 4월1일부터 5월29일까지 약 두 달 간이다. 관람시간은 오후 7시부터 9시30분까지다. 유료 관람객 정원은 하루 1300명이고 인터넷을 통해 사전 예매가 필요하다. 한복 착용자 또는 65세 이상 어르신은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다. 2021년 코로나19로 인해 중단됐던 경회루 특별 관람도 올해에는 2년 만에 재개됐다. 전문 해설사의 인솔로 오전 10시, 오후 2시, 오후 4시, 1일 3회 진행된다. 회당 최대 관람 인원은 20명(내국인 15명, 외국인 5명)으로 제한되며, 사전예약제로 10월 말까지 7개월간 운영된다. 경회루 특별 관람은 경복궁 관람료만 내면 무료로 진행된다. 지난 3월25일부터 이미 시행중이다.

울산에도 밤(야간)을 활용한 콘텐츠가 있다. ‘울산대교 전망대’ 야간 개장이 그랬고 ‘대왕암’ 야간개장 또한 그렇다. 특정 시설물과 연계되지 않은 시티투어형 코스도 있다. ‘아름다운 달빛 여행’과 ‘생태관광코스’가 그것이다. 소개한 4곳은 2020년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야간관광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야간관광 100선’은 침체한 관광산업 회복을 위해 한국관광공사가 2020년 시작한 신규 핵심 사업으로 2020년 2월 중순부터 선정 작업에 착수, 전국 지방자치단체 추천과 SK텔레콤 T맵의 야간시간대 목적지 빅데이터(281만 건)를 통해 약 370개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매력도, 접근성, 치안·안전, 지역 기여도를 종합해 최종 100선을 선정한 것이다.

야간경관 명소화 지역과 장소를 만들어 야간 활동을 유도해야 한다. 이를 통한 상권 활성화 방안도 필요하다. 야간 개장이라는 특정 시설물 중심의 프로그램들이 일회성 행사로 그쳐서는 안 된다. 오랜 기간 조사와 검토를 거쳐 지역 맞춤형의 완전체 도시문화콘텐츠가 될 수 있도록 연구 개발하고 조성할 필요가 있다. 다른 도시에도 있는 비슷한 모조품, 유사품이 아니라 그 곳에 가야만, 그 곳 도시의 특징을 함께 볼 수 있고 느끼고 기억될 수 있는 ‘장치’가 반영된 것이어야 한다. 아무나, 누구나 따라할 수 없도록 유니크(unique) 해야 한다. 그래야 경쟁력이 생긴다.

꼭 야간개장해서 운영하지 않아도 된다. 시설 운영을 통해 사람들이 찾아오지 않아도 찾아오게 만들고 차타고 지나가면서 또는 걸어서 경험할 수 있다. 바로 야간 조명을 활용한 야간 경관의 연출이다. 야간조명을 통해 그 도시의 특색을 보여줄 수 있다. 울산 인근에 위치하고 있는 경주 ‘오릉’ 야간 조명을 통한 야간 경관이 대표적 사례다. 오릉은 경주의 관문(關門, Gateway)에 위치한다. ‘신라 천년’의 고도 경주로 들어오는 길목이다. 그 관문 오릉이 첨성대, 동궁과 월지 그리고 ‘황리단길(황남동+서울 이태원 경리단길)’과 연결된다. 옛 선조들의 무덤이 있는 원도심이 문화재 주변 야간조명을 통해 지역 골목길인 황리단길과 만나 경주만의 유니크 한 야간경관과 볼거리로서의 다양한 풍광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밤길 어둡고 즐길 거리 없는 보문단지보다 더 각광받고 있는 것은 다른 도시들에도 유용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볼거리가 많은 곳에 길이 열리면 사람들이 몰리고 그곳에 잠자리로서의 민박, 게스트하우스 등이 어떤 형태로든 형성된다. 바로 자본의 논리다. 자본이 찾을 수 있는 콘텐츠를 구상하면 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많은 인프라(infra)들이 만들어진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원래 행사가 많은 시기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해 외부활동이 위축되면서 축소되거나 취소되었던 많은 행사들이 이미 시작되었거나 재개할 것을 예고하고 있다.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기준에 맞춰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사람들이 외부활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야말로 ‘보복소비’에 나설 외지인들과 지역민들을 위해서 그리고 향후 외국에서 찾아올 관광객을 위해서라도 도시의 밤을 밝힐 아이디어를 만들어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금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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