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롱코비드’에 대한 경각심과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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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롱코비드’에 대한 경각심과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 경상일보
  • 승인 2022.05.0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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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주원 경희솔한의원 원장 경희대 외래교수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확진자 수가 잦아들면서 일상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가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진 이후 완치 판정을 받은 후에도 오랜기간 관련 증상과 불편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해외에서는 ‘롱코비드(long COVID)’라 칭하며 코로나 장기 후유증에 대한 인식을 명확히 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코로나 확산세가 미국과 유럽 등 해외와 비교했을 때 늦게 나타났기에 후유증에 대한 인식과 조사도 아직 걸음마 단계다. 그렇기 때문에 코로나 후유증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확진 후 3개월 이내부터 최소 2개월 동안 다른 진단명으로 설명할 수 없는 증상을 코로나 후유증으로 정했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감염 시점으로부터 4주 후에 보이는 증상으로 정의한다. WHO는 확진자 중 20~30%가 코로나 장기 후유증을 겪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 국립보건연구원과 옥스퍼드대 공동연구팀이 완치자 27만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보니, 이들 중 37%가 감염 후 3~6개월 사이에 최소 한 가지 이상의 후유증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증상은 우울감과 불안장애(15%)였고, 호흡곤란(8%)과 복통(8%), 흉통(6%), 피로감(6%), 두통(5%), 인지장애(4%), 근육통(1.5%) 순이었다. 코로나 후유증은 개인별로 차이가 있지만, 어느 정도 경향성은 있다. 코로나를 심하게 앓았다면 후유증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감염 초기 혈액 내 바이러스 수치가 높거나 특정 자가항체가 있어 자가면역반응이 일어난 사람들에게 후유증이 오래갔다. 코로나 예방접종 완료자가 접종 미완료자보다 후유증이 적고, 증상이 약한 경향성은 있었지만,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낙관할 수는 없다. 오미크론 이후 신종 변이가 또 나올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머리가 멍해지고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브레인 포그(brain fog, 뇌 안개)’ 증상을 호소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브레인 포그는 스트레스와 수면의 질 저하, 음식 알레르기, 호르몬 변화 등에 의한 뇌신경의 미세한 염증으로 인해 발생한다. 코로나바이러스가 뇌에 영향을 주거나, 면역 기능들이 과민반응하여 뇌가 위축되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적이 있는 만큼, 코로나와의 연관성도 생각해야 한다. 코로나 감염 후 음식 맛을 못 느낀다고 호소하는 분들이 있는데, 미각과 후각 저하는 우리 몸의 면역 반응으로 발생한다. 양치를 자주하는 등 구강 청결을 유지하고, 다양한 음식을 맛보면서 충분하게 수분을 섭취하고 휴식을 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고 계속 기침이 나오는 등 호흡기 관련 증상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다. 특히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되면서 이런 경향성이 더 두드러졌는데, 오미크론 변이는 종전 코로나바이러스와 달리 상기도를 주로 감염시킨다. 상기도 감염으로 인해, 일정 시간이 지난 뒤에도 인후통과 기침, 가래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염증이 완전히 낫지 않으면 코로나 후유증으로 폐섬유증 등 호흡기계 합병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을 알아내 미리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피로는 가장 흔한 코로나 후유증이고, 평소 우리가 느끼는 피로감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 우선 무리하지 말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회복 기간이 충분히 지났는데도 2개월 이상 피로한 상태가 지속되면 코로나 후유증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무조건 병원에 가는 것보다는, 아프면 쉬면서 회복하는게 최고의 치료다. 하지만 2개월 이상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다면, 가까운 의료기관에 방문해 보는 것이 좋다. 코로나 감염과 치료에는 접근성 등 여러 이유로 양방 진료를 많이 접할 수밖에 없는데, 양약 복용 등 양방 진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면 한방진료도 적극 고려해 보는 것이 좋다. 침, 뜸, 한약 등 몸의 자연 회복력을 도와주는 치료법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성주원 경희솔한의원 원장 경희대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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