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진의 암각화로 만나는 선사예술(16)]아제르바이잔 ‘고부스탄 암각화 문화 경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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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의 암각화로 만나는 선사예술(16)]아제르바이잔 ‘고부스탄 암각화 문화 경관’
  • 경상일보
  • 승인 2022.05.1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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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진 울산암각화박물관장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의 남서쪽에 ‘돌의 땅’이라는 뜻을 가진 작은 마을 고부스탄(gobustan)이 있다. 이 마을에는 구석기시대부터 중세시대까지 이어지는 사람들의 흔적들이 새겨진 암각화 바위가 있다. 배를 타고 노를 젓는 사람들, 사슴과 낙타, 춤추는 사람들, 태양과 별 등 그림들이 다양하다. 이를 통해 당시의 문화와 기후, 식생 등을 이해할 수 있다.

고부스탄 암각화는 1930년대 채석 작업 중에 우연히 발견됐다. 발굴을 거쳐 약 6000여개의 암각화와 수많은 유물이 확인됐다. 1966년에는 4400ha를 보호구역으로 설정했고, 2007년에는 ‘고부스탄 암각화 문화경관’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됐다.

정부는 2011년 유산에서 약 1㎞ 거리에 고부스탄 박물관을 건립했다. 1층과 지하 1층의 낮은 건물이다. 6000여개의 암각화 가운데 그림이 명확하게 관찰되는 예는 200여개에 불과하다. 박물관은 관람객들이 바위에서 관찰이 어려운 그림에 대해 미리 확인하고, 또 암각화가 무엇인지, 왜 그려졌는지, 이를 통해 무엇을 알 수 있는지 등에 대한 정보를 알기 쉽게 전달하고 있다. 특히 암각화가 새겨진 시대별 문화, 그림의 형태와 위치 등을 전시와 영상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표출해놓았다.

고부스탄 박물관의 주요 설립 목적은 암각화의 발굴과 보존 그리고 교육이다. 발굴과 보존이 전문적인 연구자의 영역이라면, 교육은 일반 방문객을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이 박물관은 교육과 정보 전달에 집중하고 있다. 여러 암각화박물관 중 정보 전달과 교육이라는 목표의 설정과 실행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 박물관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최근 암각화 관련 박물관과 마찬가지로 미디어 및 디지털 자료를 적극적으로 축적하고 활용하고 있다.

암각화 유산 인근에 위치한 박물관이라는 특징을 적극 활용함으로써 전시와 연구, 특히 방문객을 위한 투어 프로그램 등이 박물관과 유산이 있는 현장 사이에 체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향후 반구대 계곡의 암각화 유산과 박물관의 활용을 위해 참고해보아야 할 박물관이다.

김경진 울산암각화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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