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은 자유를 32번 언급하며 자유로운 정치적 권리, 자유로운 시장이 숨 쉬고 있어야 번영과 풍요가 꽃피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개인의 자유는 물론 공동체의 자유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수준의 경제적 기초, 그리고 공정한 교육과 문화의 접근 기회가 보장돼야 한다고 함으로써 선진국 수준의 삶의질을 추구할 것으로 해석된다.
자유를 통해 번영과 풍요를 얻는다는 인식도 지난 정부의 가치와는 사뭇 다르다. 번영과 풍요, 경제적 성장이 바로 자유의 확대라는 것이 윤 대통령의 인식이다. 자유의 발목을 잡는 원인으로는 지나친 양극화와 사회갈등으로 꼽으면서 도약과 빠른 성장이 해결책이라며 도약과 성장은 과학과 기술, 혁신으로 이뤄야 한다고 했다. 구체적인 정책방향을 제시하기 보다는 국정철학에 집중한 취임사이기는 하지만 과학·기술·혁신을 통한 성장이 ‘다시 대한민국’을 위한 경제정책의 방향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많은 국민들이 기대했던 통합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윤대통령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로 많은 국민이 통합을 꼽았다. 지난 대선에서 0.73%p 차이로 갈라진 민심을 통합하지 않고는 어떤 일도 추진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 인식이다. 도약과 성장을 통해 갈등을 치유하겠다는 내용에 통합의 의미가 포함됐다고도 할 수 있으나 진보와 보수 두쪽으로 갈라져 있는 국민정서를 통합하는 일에 각별한 관심이 필요한 것만은 분명하다.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를 취임사에서 분명히 하지 않았다는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경제적 기초의 확보와 교육·문화에 대한 접근성을 자유의 중요한 가치로 제시한 것의 연장선에서 수도권과 지방도시의 경제·교육·문화적 격차 해소에 대한 새정부의 각별한 관심이 반드시 필요하다. 최초의 법적 특별자치단체인 부울경특별연합의 공식 출범을 앞두고 있다. 새 정부가 국토균형발전에 총력을 다해 ‘다시 대한민국’의 시발점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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