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나 혼자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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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나 혼자 산다
  • 경상일보
  • 승인 2022.05.1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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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영 울산연구원 미래도시연구실 연구위원

혼자 살면 자신의 상황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고 개인의 주체적 삶의 영위가 유리해 그동안 방송에서는 멋진 모습으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의 방송에서는 혼자 사는 모습이 식생활이 불규칙하거나 불안정한 주거여건 등 건강과 생활의 문제를 보여주며, 아플 때 돌봄이 어려운 상황과 보안의 취약성 등 혼자 사는 삶의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과거에는 방송에서 혼자 사는 모습이 특별한 상황으로 그려졌으나, 최근에는 그리 특수하지 않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일상적 상황으로 표현되고 있다. 또 늘 좋은 여건이 아닌, 어려운 점도 부각되기 시작했다. 이는 1인가구가 증가함에 따라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 시각으로 1인가구 계층을 살펴보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2000년 울산시 전체 가구의 13.9%, 약 4만2000여 가구가 1인가구이던 것이 2020년 12만2800여 가구로 크게 증가해 전체 가구의 27.7%가 혼자 살고 있다. 같은 시기 4인가구가 38.3%에서 17.9%로 크게 감소한 것과 비교해보면, 일반적인 가족구성원의 형태가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가족의 단위로 여겨지는 ‘가구’의 개념이 변화해 혼자 사는 가족의 유형을 포함하게 된 것이다.

가구의 개념은 소득, 소비, 주거, 식사, 생활방식, 돌봄이 함께 이루어지는 가장 작은 단위를 의미하며, 혼자 사는 인구가 많아지게 되는 것은 가구 단위로 이루어지는 여러 사회경제 방식이 크게 변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작년 통계청의 1인가구에 대한 조사를 보면, 1인가구는 타 가구에 비해 소득이 비교적 낮고 지출 또한 적으며, 아파트보다 단독주택 유형에 거주하는 비중이 크게 나타났다. 의료비는 다소 많이 지출하나 건강관리를 위한 노력은 적으며, 평균 여가시간은 타 가구유형에 비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특히 1인가구의 연령, 성별, 주택유형, 거주지역 등 개별특성에 따라 상황이 다르게 나타나 20·30대와 고령자 1인가구가 분포하는 지역이 다르고 1인가구 연령에 따른 성별 비중이 차이가 났다.

울산시의 경우 특히 남구와 울주군의 1인가구 증가세가 눈에 띄며, 남구와 북구는 20·30대 청장년층 1인가구 비중이, 울주군은 65세이상 고령층 1인가구 비중이 크다. 울주군 내에서는 온산, 온양지역은 남성 1인가구가, 두동, 두서지역은 여성 1인가구 비중이 큰 것으로 나타나 개별 1인가구의 실태, 문제점, 요구사항 등이 차이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1인가구의 비중이 매우 크고, 1인가구의 안전과 주거문제를 먼저 겪고 있는 서울시는 1인가구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사회적 관계망, 건강, 경제·자립, 안전, 주거 중심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1인가구의 세밀한 특성에 따른 수요자 맞춤형 정책지원을 위해 구별 1인가구지원센터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며, 센터를 통해 병원동행, 주택관리서비스지원, 안심귀가지원, 다양한 분야의 교육, 동호회 지원 등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울산시 또한 향후 1인가구의 연령, 성, 소득수준, 주택상황, 주거지역 등 세부특성을 파악해 주거, 소득, 생활, 여가, 건강관리, 복지·의료 등 많은 분야에서 타 가구와는 차별화된 정책시행이 필요하다. 1인가구가 주변인과 교류하고 소통할 수 있는 사회적 관계망을 다양화하고 고립감을 해소해 정신건강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공통된 관심사에 대한 모임의 지원, 식습관 개선과 건강관리를 위한 프로그램을 발굴하고 특히 여가에 대한 시간할애와 관심이 큰 점을 고려하여 운동, 미술, 환경, 디지털, 반려동물 등 다양한 관심사를 반영한 교육·체험프로그램의 마련이 필요하다.

여전히 우리사회는 가족을 단위로 정책을 결정하거나 관계를 형성하고 있고, 지역사회의 관계망이 촘촘하지 못한 우리사회에서 혼자 사는 가구의 사회경제적 생활여건의 안정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앞으로 울산지역의 1인가구 증가추이와 특성을 잘 파악해 그동안 가족내에서 해결했던 많은 문제를 사회정책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그들의 수요에 맞는 정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주영 울산연구원 미래도시연구실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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