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의 사상자를 낸 S-OIL 울산공장 대형 폭발·화재 사고와 관련, ‘가스가 새는 소리가 들린 지 10여초 후 폭발이 발생했다’는 사고 당시 정황이 알려졌다. 현장 합동감식은 24일 오전 11시에 진행된다.

23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S-OIL은 사고 발생 후 ‘알킬레이션(부탄을 이용해 휘발유 옥탄값을 높이는 첨가제인 알킬레이트를 추출하는 공정) 화재/폭발 사고 현황’이라는 내외부 보고용 자료를 작성했다.

이 자료는 폭발·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의 진화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던 지난 20일 오전 5시20분을 기준으로 작성됐다. 최초 폭발 이후 8시간30분 가량이 지난 시점이다.

해당 자료는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떠올릴 수 있을 만한 내용이 일부 담겼다. 이에 따르면 회사는 당시 알킬레이션 공정은 열교환기 보수 작업을 완료한 뒤 가동을 준비하는 단계였다. 그 과정에서 공정과 관련한 밸브의 고착이 확인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비 작업이 이뤄졌다.

작업 현장은 높이 약 30m에 달하는 공정 설비 5층이었다. S-OIL 직원 7명, 협력업체 직원 10명, 크레인 기사 1명 등 모두 18명이 작업에 투입됐다.

크레인을 활용해 밸브 구동장치의 볼트를 해체한 상태에서 갑자기 배관에서 ‘쏴’하는 소리가 들렸고, 위험을 인지한 작업자들이 즉시 대피했다. 그러나 불과 10여초 뒤 원인 미상의 점화원으로 폭발이 발생했다.

이에 S-OIL측은 “사건 초기 보고용 자료일 뿐 ‘10여초 후 폭발’은 사실이 아니고 정확한 결과는 합동감식이 진행돼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배관에서 가스가 새는 소리가 들린 후 폭발이 발생했다는 내용은 앞으로 관계기관의 원인 규명 과정에서도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울산경찰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고용노동부, 소방, 가스안전공사 등은 24일 S-OIL 울산공장 사고 현장에서 합동 현장감식을 진행한다.

이날 사고 현장에서 현장안전진단 회의를 거친 뒤 내부 진입 여부를 검토한다. 현장 구조물 붕괴 등이 위험요소로 현장 진입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될 시 2차 감식 실시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경찰은 1차적으로 사고가 발생한 알킬레이션(휘발유 옥탄값을 높이는 첨가제) 공정 전반에 대한 시스템을 확인할 예정이다. 중점적인 감식 내용은 현장에서 국과수 등과 회의를 통해 정한다는 방침이다.

차형석기자 stevecha@

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