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합 내부갈등과 소송 등으로 답보상태인 울산 중구 B-04(북정·교동) 주택재개발사업이 시공사(롯데건설) 해지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다. 조합의 최종 협상 중단 및 해지 절차 진행 통보에 롯데건설 측이 일방적인 해지 통보라며 버티고 있는 형국이다.
25일 중구 B-04 주택재개발사업조합(조합장 지수형)과 롯데건설에 따르면 협상부진(동일내용 반복, 일정지연 등)과 조합원 다수의 시공사 교체 요구로 시공사 해지 의사를 지난 11일 롯데건설에 전달했다.
이에 롯데건설은 해지 통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신임 집행부 업무 개시 후 본계약 협상을 위한 ‘사업조건 변경제안’을 조합에 했으나, 조합은 지난 2월 기존 제안된 사업촉진비 1800억원의 약 250%에 달하는 6000억원을 요구한데 이어 지난 3월8일 LTV(주택담보대출비율) 200%와 최저 이주비 2억5000만원을 요청하는 등 어려운 요구를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합원 대상으로 실시한 시공사 해지 찬반 설문조사도 해지 의도가 담겼고 협상도 1회만 진행한 뒤 공문협상만 고집하는 등 상세 협의를 진행하지 못한 채 돌연 협상중단 통보를 받게 됐다고 롯데건설은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재 전국적으로 시공사 계약 해지 후 대체 시공사를 못 구하고 있는 사업장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등 해지를 하면 조합원들의 피해는 불보듯 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조합 측은 이를 전면으로 반박했다.
조합 관계자는 “사업촉진비는 기존 조합원에 대한 이주비 대출이 부족해 조성된 비용으로 현재 감정가가 낮아 LTV 200%일 경우 평균 4억원이다”며 “현재 울산지역의 전세 보증금과 비교해볼 때 적절하다고 판단돼 요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문협상과 관련해서는 “신임 집행부와 자문단은 시공사와 수차례 직접 만나 협상을 했으나 같은 내용의 반복으로 협상에 진척이 없어 직접 만날 이유가 없다고 판단, 공문으로 협상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조합이 시공사 측으로부터 빌린 돈은 약 231억원으로, 시공사 해지를 둘러싼 갈등이 지속되면 사업 추진에 또 한번 난항이 우려되고 있다.
B-04 재개발 사업은 오는 6월25일 해지 총회가 진행된다. 조합 측은 현재 시공사 재선정 관련 일정은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다.
B-04 재개발사업은 지난 2011년 조합설립인가 추진된 이후 설계사무소와의 소송, 조합임원 해임 등을 겪으며 12년째 답보상태다.
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