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생각]옳고 그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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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생각]옳고 그름
  • 경상일보
  • 승인 2022.06.0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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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희종 (주)아이티엔제이 대표이사

대부분 사람은 자신의 판단이 옳다고 믿는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라면 스스로가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지성인이라고 여기며 확신할 것이다. 스스로 옳다고 믿고 있는 것이 정말 옳은지 그른지 어떻게 구분하는가? 무엇이 옳고 그름을 판가름하는 기준이 되는지 명쾌하게 답할 수 있는가? 현재 옳다고 믿는 것 중 일부는 과거에 옳지 않은 것도 있으며, 이러한 과거를 빗대어 볼 때 지금의 옳음이 먼 미래에도 항상 옳다고 보장되지 않는다. 미래학자 후안 엔리케스는 저서 <무엇이 옳은가>를 통해 우리에게 이 질문을 던진다.

옳다는 것을 어떻게 익히는가에 대해 저자는 앞선 사람들의 경험이나 가르침으로 옳다는 것을 익힌다고 한다. 그러다 이러한 옳은 것이 때론 변화기도 하는데 어떠한 혁명적인 집단이 이의를 제기하고 그것에 다수의 의견이 수립될 때 즉, 명분이 쌓이면 옳음의 기준이 바뀌어 왔다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옳음의 기준은 앞으로도 계속 변화될 것이며, 그 중 기술의 급진적 발전과 시대의 변화는 우리들이 믿고 있던 옳고 그름의 기준을 위협하고 있다.

대부분의 분쟁은 이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가정 내의 불화도 대부분이 옳고 그름을 서로 판가름하려고 할 때 발생한다. 상대방이 왜 틀렸는지를 증명하려다 정작 중요한 가정의 평화를 잃어버리고 만다.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것이 가정의 평화를 잃는 것보다 중요한 것일까? 그것이 옳은 것인가 묻게 된다.

사회에서의 갈등 또한 대부분이 옳고 그름에서 생긴다. 화두가 되는 기성세대와 MZ 세대 간의 갈등은 기성세대가 볼 때 MZ 세대들의 행동이 무책임하다며 틀렸다고 말하고, MZ 세대들은 기성세대의 행동과 언행이 옳지 않다고 여김으로써 그들의 갈등의 골은 깊어만 간다. 과연 이 두 세대는 누가 더 옳고 그른가? 우리는 이 옳고 그름을 판단하려다 정작 중요한 것을 잊고 살아간다.

중요한 사실은 틀려먹은 상대방을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나와 다른 상대방이 존재하는 사실과 이 다름을 이해하려는 마음과 상대를 존중하려는 겸손한 마음일 것이다.

후안 엔리케스는 옳음이 과열되지 않는 최선의 저지선은 가치 판단을 유보한 ‘존중’이고, 이야말로 선의와 정의의 이름으로 잉태되는 제3의 분쟁과 혐오를 피할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무엇이 옳고 그른가를 판단해 내는 비판자가 되기보다는, ‘무엇이 옳은가’에 대한 끊임없이 자문하는 동시에 상대에 대한 연민, 겸손, 진실함으로 경청하는 마음이 우리로 하여금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가게 할 것이다.

양희종 (주)아이티엔제이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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