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8년 전으로 되돌아간 울산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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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8년 전으로 되돌아간 울산지방선거
  • 정명숙 기자
  • 승인 2022.06.0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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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국민의힘의 압승으로 끝났다. 국민의힘은 울산시장(김두겸)을 포함해 중구청장(김영길), 남구청장(서동욱), 북구청장(박천동), 울주군수(이순걸) 5석을 차지했다. 경선을 거쳐 공천을 받은 민주당 후보가 사퇴를 한 동구청장에는 진보당 후보(김종훈)가 당선됐다. 울산시의원도 국민의힘이 지역구 19석과 비례 2석을 합쳐 21석을 모두 차지했다. 민주당은 비례대표 1석에 그쳤다. 대략 제7회 지방선거를 건너뛰고 2014년 제6회 지방선거 결과와 흡사하다. 깃발만 꽂으면 당선되던 ‘보수의 텃밭’으로 온전히 회귀한 것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민주당은 2018년 제7회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에서 광역·기초단체장 6석과 국회의원(북구) 1석을 모두 차지했다. 울산지역 지지율이 민주노동당에도 미치지 못했던 민주당이 전국적으로 불기 시작한 ‘촛불혁명’의 바람과 함께 울산에서도 여당이 된 것이다. 그러나 불과 2년 뒤 치러진 2020년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북구만 지켰을 뿐 중·남갑·남을·동·울주 5석은 미래통합당에 돌아갔고, 지난해 4·7재보선에서 남구청장마저 내줬다. 이번 선거까지 3연패다.

울산정치가 8년 전으로 되돌아간 책임은 오롯이 민주당에 물을 수밖에 없다. 4년전 울산시민들의 온전한 지지를 받았던 단체장과 지역정치권은 중앙정치의 흉내를 내면서 정부정책만 좇아갔을 뿐, 지역주민들의 행복도를 높여주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이번 선거에서 새로운 인물을 모색하거나 치열한 경선도 없이 현역을 모두 출전시키는 안일한 선택을 했다. 선거기간 내내 중앙당 지도부는 자중지란을 벌였고, 소위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박탈) 법안 강행 처리, 박완주 의원 성 비위 의혹 등의 악재를 만들어 민심을 이반했다. 간신히 건진 광역비례대표 1석과 기초의원 18석, 그리고 지난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한 이상헌 국회의원이 민주당 재건의 불씨가 될지 주목해볼 뿐이다. 이상헌 의원은 “이들과 함께 무거운 책임감으로 부여된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더 열심히 민생을 챙길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번 선거 결과에서 또하나의 관심사는 진보당의 회생이다. 민주노동당의 간판으로 울산동구청장과 국회의원을 지낸 김종훈 후보가 다시 동구청장에 당선됐다. 기초의원에도 박문옥(동구 가선거구)·강진희(북구 다선거구) 2명이 당선됐다. 당지지도 등으로 미뤄 진보당의 승리라기보다 후보들의 인물론에 기인했다고 봐야겠지만, 전국에서 유일하게 기초단체장을 배출한 진보당, 반면 1석도 얻지 못한 정의당의 입지가 어떻게 달라질지도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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