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생각]치유농업 마을 조성에 나선 온양읍 외고산리 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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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생각]치유농업 마을 조성에 나선 온양읍 외고산리 주민들
  • 경상일보
  • 승인 2022.06.0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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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진 울산민관협치지원센터 마을혁신연구소장

옹기마을로 널리 알려진 울주군 온양읍 외고산리 주민들이 치유농업 마을 조성에 나섰다. 마을이장과 반장들, 노인회장, 부녀회장, 청년회장, 새마을지도자 등 15명이 주축이 돼서 마을협의회를 구성하고, 농어촌체험·휴양마을 사업자 지정 신청을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여기에 설치미술과 영상제작, 특색 있는 공연 경험이 풍부한 울산청년작가협회와 수공예 작품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슈퍼맘스 프리마켓 구성원들이 파트너로 함께 한다. 글로벌기업과 대기업의 마케팅, 디자인 업무를 담당했던 청년들도 합류한다.

옹기 판매 부진과 고령화로 쇠락해가는 농촌마을을 주민과 청년예술인·전문직업인, 마을활동가들이 협업해서 활성화시켜 나가겠다는 것이다. 치유농업의 거점이 될 마을기업(울산옹아리마당 주식회사)도 장애 여부와 상관없이 농촌체험을 할 수 있는 무장애농장을 조성하고 있다. 주민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자체 자금과 마을기업 지원금 상당액을 여기에 투입한다. 농장의 편의시설과 조형물 역시 청년예술인들이 산업·생활폐기물을 재료로 설치하고 있다. 회사 운영에 있어 ESG 가치(친환경, 사회적책임, 윤리경영)를 부여하는 것이다.

이 마을은 세계유일의 옹기 생산 국가인 대한민국 수요량의 50%를 생산하는 공장들이 있다. 울주민속박물관, 울주옹기박물관, 옹기아카데미관, 발효아카데미관, 온양체육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마을 중심에 동해선 철도가 남북으로 이어져 있다. 지역자원으로 활용하기 좋은 철도 유휴부지와 폐선, 폐터널이 위치해 있다. 고속도로와도 인접해 있다. 제법 울창한 숲도 있다. 조금만 내려가면 남창옹기종기시장과 남창역, 행정복지센터, 초등학교도 있다. 1급수에서만 서식하는 수달 가족이 남창천을 누비기도 한다.

이렇게 다양한 자원들이 있는데 주민들도 공무원도 마을이 쇠락하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한다. 내가 서생면에 이어 온양읍에 활동 거점을 마련하고 1년 동안 살펴본 결과 이유는 두 가지였다. 옹기마을 조성을 위해 1000억 원에 달하는 예산이 투입되고, 활용할 만한 자원도 많고, 공동체의식도 살아 있고, 자원봉사 조직도 다양하고, 인심 좋은 주민들도 많은데 쇠락하는 이유. 지역자원 조직화와 외부자극이 없었던 것이다.

나는 마을활동가이자 지역사회복지운동가로 알려져 있지만 주민들이 보기에는 난데없이 나타난 이방인이다. 그럼에도 내가 분석한 결과에 귀 기울이고, 제안하는 사업과 외부 전문 인력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청년활동가들에게는 무상으로 사무실도 제공한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울산광역시사회서비스원을 통해 치유농업 관련 업무협약을 제안할 계획이다. 이 마을,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걸까? 나도 가늠이 안 되지만 이 과정이 즐겁다. 주민들이 그동안의 무력감을 떨쳐내고, 변화를 향한 역동성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승진 울산민관협치지원센터 마을혁신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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