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사랑으로는 부족해, 울산을 추앙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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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사랑으로는 부족해, 울산을 추앙해!
  • 경상일보
  • 승인 2022.06.1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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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철 울산시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지방선거 열기가 한창이던 어느 주말 산책길에 아내에게 넌지시 ‘나를 추앙해줘’라고 말을 건넸다. 짐작은 했지만, 생뚱맞은 짓거리에 응징은 가혹했다.

지난 4월부터 JTBC에서 방영된 ‘나의 해방일지’ 드라마를 꽤 재미있게 봤다. 촌스런 삼남매의 사랑스러운 행복 소생기를 명품 배우들이 잘 그려내면서 궁서체와 어울릴 법한 단어 ‘추앙(推仰 : 높이 받들어 우러러봄)’을 소환했고 ‘추앙 효과’는 한동안 나를 괴롭혔다.

종방 후 허전함이 밀려왔다. 더 이상 구씨를 볼 수 없다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한강의 기적을 이끈 주역이자 대한민국의 산업수도라고 칭송받던 울산이 마주한 현실이 드라마 속 상황과 너무 유사했기 때문이다.

드라마 속 삼남매는 경기도 외곽 시골 마을에 살았다. 매일 고단한 서울 출퇴근길, 비서울 거주자의 험난한 연애사, 비정규직의 고뇌, 사회 전반의 갑질에 따른 조직·세대 갈등 등 현대인이 느끼는 삶의 아픔을 작가는 ‘해방’이라는 소재로 우리를 잠시나마 위로하려 한지도 모른다.

설레던 드라마도 뜨거웠던 지방선거도 끝났다. 이제 현실로 돌아오자.

4년 만에 울산시의 정권이 교체됐다. 결과를 차치하고 선거에서 보여준 두 분의 울산 사랑에 갈채를 보낸다. 이제는 우리가 맞닥뜨린 시급한 현안과 위기를 극복하고 더 나은 미래를 향해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급변하는 글로벌 산업트렌드에 따른 주력산업의 장기 불황, 일자리 감소, 청년들의 탈울산에 따른 인구 감소, 새로운 성장동력의 불확실성은 이번 선거 최대의 정책 이슈이자 시민이 꼽은 민선 8기에 바라는 최우선 과제다.

이와 함께 산업구조의 다변화, 수도권 집중화에 대응해 나갈 지역정책 확립, 세대갈등 해소와 행복한 조직문화 조성, 문화 다양성 강화, 교육·도시 인프라 확대, 정주여건 개선은 민선 8기의 숙제다.

이런 현안들이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선거로 공론화하고 숙의 과정을 거듭하며 정책대안으로 실현한다는 점에서 4년마다 찾아오는 총성 없는 전쟁이 지역사회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은 적지 않다.

시오노 나나미는 <로마인 이야기>에서 “로마를 로마로 만든 것은 시련이다. 전쟁에서 이겼느냐, 졌느냐보다 전쟁이 끝난 뒤에 무엇을 어떻게 했느냐에 따라 장래는 결정된다”고 말했다.

중요한 것은 지금 울산이 마주한 위기와 시련 자체의 냉혹함이 아니다. 그 시련을 마주하는 우리의 자세다.

시민이 체감하는 어려운 현실과 미래를 막연한 불안에서 진정 ‘해방’하기 위해서는 사랑으로는 부족하다. 울산을 추앙해야 한다.

지역사회의 정치권, 경영계, 노동계, 학계, 언론계, 관계의 구성원들이 한팀이 되어 울산을 추앙할 때 울산의 시민 행복과 지속 가능한 발전은 담보된다.

울산시 공무원노조도 울산을 재도약시키고 우리 사회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성숙해 나가는데, 시정의 동반자로서 책임을 다할 것이다.

‘새로 만드는 위대한 울산’이라는 돛을 펼친 민선 8기가 희망찬 항해를 준비한다. 김두겸 호가 앞으로 써나갈 4년의 시정이 ‘울산시민의 해방일지’가 되기를 소망해본다.

김태철 울산시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외부원고는 본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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