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철호의 反求諸己(40)]균형과 조화의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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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철호의 反求諸己(40)]균형과 조화의 아름다움
  • 경상일보
  • 승인 2022.06.1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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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철호 문학박사·울산남구문화원 향토사연구소장

어떤 이가 내게 물었다. “무엇 때문에 바뀌는 것입니까?” 나는 답했다. “일을 맡기는 데 용감하지 않고, 타인의 의견을 기꺼이 수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바뀌는 것입니다.” 그는 다시 내게 물었다. “어떤 때에 바꾸어야 합니까?” 나는 “일을 맡기는 데 용감하지 않고, 타인의 의견을 기꺼이 수용하지 않으며 바꾸어야 합니다.”라고 답했다. 나의 답은 모두 <묵자> ‘친사’(親士)에 나오는 말이다.

새 정부 들어 인사 관련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지역·성별 불균형에다 검찰과 경제부처 출신들이 요직을 차지한 탓에 검찰공화국이라는 비판과 함께 검피아·모피아 연합정부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이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은 능력과 전문가를 언급하면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인식을 보였다. 과연 아무런 문제가 없을까. 일개 기업이나 특정 기관의 인사라면 능력과 전문가에 맞춘 인사는 크게 문제 되지 않거나 오히려 바람직한 모습일 수 있다. 그러나 대통령은 다르다. 한 국가는 너무나 다양하다. 그런 다양함을 모두 품어야 하는 대통령에게 필요한 인사는 견제와 균형 그리고 조화이다. 편중된 인사, 닫힌 귀는 반드시 탈이 나게 마련이다.

지난 문재인 정부가 열심히 했고 잘한 것도 많음에도 정권을 잃게 된 데에는 편중된 인사도 한 요인이었다. 능력이 있든 없든 내 사람만 쓰는 인사, 내 쪽 사람들의 의견만 수용하는 태도, 내 쪽 사람들만 인정하고 챙기는 듯한 모습, 이런 것들이 거기에 포함되지 않는 사람들의 반감을 산 것이다. 비록 다른 진영에 속한 사람이라도 자리에 맞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면 과감히 등용하여 일을 맡길 줄 아는 용기, 나와 다른 쪽 사람들의 소리도 기꺼이 들으려고 하는 태도가 부족했다.

나는 윤석열 정부가 잘했으면 좋겠다. 솔직히 누가 정권을 잡든 일단 잡았으면 잘해야 한다. 그게 국민을 위하고 국가를 위하는 길이다. 지난 여러 정부에서 한결같이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인사에 용감하지 않아 편중되고, 타인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고 수용할 줄 모른다면 재집권에 실패하거나 심하면 불행해진다는 것이다. 나는 새 정부가 묵자의 말을 새겨들어 견제와 균형, 조화를 이루어내는 정부가 되었으면 좋겠다.

송철호 문학박사·울산남구문화원 향토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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