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지역성에 기반한 글로벌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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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지역성에 기반한 글로벌도시
  • 경상일보
  • 승인 2022.06.1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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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영 울산연구원 미래도시연구실 연구위원·도시계획기술사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활성화와 자유로운 이동의 한계는 내가 거주하는 공간과 도시에 더 큰 관심을 가지게 하였고, 비대면이 일상화되면서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가 보다는, 어떻게 잘 연결되어 있는가가 중요하게 되었다. 코로나19 이전부터 정보통신기술의 발전 및 스마트폰 확산, 사물인터넷 기술의 발달로 디지털 노마드와 같은 업무형태와 온라인 서비스 방식이 대두되었으나, 보다 확산되고 일상화되는 데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장기화는 기술변화에 따른 사회·경제적 여건 변화를 빠르게하여 일상생활 속에서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과 습득을 가속화시켰다. 재택근무, 화상교육, 온라인 쇼핑, 스마트 생산, 랜선 교류 등이 코로나19 이후에도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으나, 이미 경험한 디지털 네트워크의 효용과 현재 머무르고 있는 공간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연결성에 바탕한 거주지역 선택의 자율성은 어디에나 머무를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글로벌 도시경쟁력 확보의 필요성이 중요하게 되었다.

전통적인 글로벌 도시의 기준은 국제공항 또는 항만 등 글로벌 교통접근성을 위한 도시기반이 매우 중요했으나, 정치, 사회, 경제 활동의 비대면화, 온라인화로 대변되는 디지털 경제 여건에서는 물리적 도시인프라 뿐 아니라 스마트 환경, 사회적 포용력, 안전성, 쾌적하고 풍요로운 정주환경, 개방된 지역문화, 창의인재에게 매력적인 독특한 지역성 등이 글로벌 도시의 주요 조건이 된다. 이는 글로벌 도시경쟁에서 디지털 환경에 기반한 지역문화와 지역사회 등 지역성이 중요해진 것을 뜻한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A.T. Kearney는 도시의 국제 경쟁력 수준을 판단하는 글로벌 도시지수 평가지표를 기업활동, 인적자본, 정보교류, 문화체험, 정치적 참여로 구분해 글로벌 기업활동의 편의성과 창의인력 유입, 정주를 위한 여건을 중요한 기준으로 설정하고 있다. 특히 단순한 물리적 도시인프라만이 아닌, 정보통신기반과 이용 편의성, 표현의 자유 및 온라인 활동, 문화예술 여건, 음식점 편의성 등 외국인에게 개방된 문화와 지역성을 지표에 포함하고 있어 세계에 개방되고 차별화된 지역성이 글로벌 도시의 중요한 요소임을 알 수 있다.

울산광역시는 미래 에너지신산업 허브 육성을 통한 지속가능한 도시발전을 위해 2020년 경제자유구역을 지정했고, 이후 외국인 투자와 기업유치 추가 확대로 글로벌 신산업 광역거점 및 탄소중립 거점 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경제자유구역의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활성화와 외국기업 유치를 위해서는 경제자유구역의 확장지역내 주요 기능 설정에 있어 다양한 분야의 전략이 필요하다. 행·재정적 기업지원과 기업입주를 위한 공간의 확보, 정보통신기술기반의 스마트 기업서비스 등 글로벌 기업활동을 지원하는 기반을 제공하는 것 뿐 아니라 정주단지 유형의 다양화, 질 높은 교육 및 의료서비스 시설 조성, 다양한 문화경험 기회 제공, 개방된 지역문화 확충 등 울산 고유의 지역성에 기반한 도시환경의 조성이 필요하다. 교육, 문화·예술, 의료 서비스를 갖추고 다양한 주택수요를 반영한 주거단지를 조성하되 감염병 및 재해 등에서 안전한 수준의 적정밀도를 유지한 울산지역 고유의 지역성을 반영한 정주단지 확충이 필요하다.

디지털전환 사회가 심화되고 도시회복을 거론하고 있는 시점에서 과거 국제적 교류를 위한 대규모 물리적 인프라 시설이 다소 미흡한 울산이 글로벌 수준에서의 디지털 연결성을 향상시키고 회복력과 포용성이 높은 쾌적하고 안전하며 매력적인 탄소제로 도시여건을 확보해 다른 도시의 문화와 차별화된 도시정체성을 가질 경우 글로벌 도시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주영 울산연구원 미래도시연구실 연구위원·도시계획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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