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매수세 급감에 1주택자 갈아타기 난감, “집 내놨는데 보러오는 사람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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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매수세 급감에 1주택자 갈아타기 난감, “집 내놨는데 보러오는 사람 없어”
  • 석현주 기자
  • 승인 2022.06.1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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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울산지역 집값이 급등하기 시작할 때 아파트를 매입했습니다. 가격도 1억 넘게 올라 든든합니다. 양도세가 부과되지 않는 시점이 지났고, 아이 학교 문제로 갈아타기를 알아보고 있지만, 쉽지 않습니다. 집을 내놓은지 한참이 지났는데 집을 보러오는 사람도 없어 답답할 따름입니다.”(울산 남구 거주 30대 직장인)

울산 아파트 거래가 급감하면서 1주택자들이 갈아타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거주 1주택자들은 집을 넓히거나, 학군 등을 고려해 지역을 이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집을 내놓아도 보러 오는 매수자가 없고, 지역 아파트값은 본격 조정국면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16일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이번주 울산 아파트값은 0.02% 하락했다. 지난주에 이어 2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한 것이다. 고물가와 미국발(發) 금융불안 등 복합 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매수세가 급감한 영향이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의 조사에서 이날 현재 울산의 아파트 매물은 1만2481건으로 일주일 전보다 1.5% 늘었다. 전국 시도 가운데 서울(1.7%) 다음으로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울산지역 주간아파트 동향을 구군별로 살펴보면 남구가 이번주에도 0.05% 하락하며 5개 구군 가운데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어 울주군이 0.02% 하락, 동구가 0.01% 하락하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중구와 북구는 0.01% 상승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일부 지역은 매물이 적체되고 있지만 고물가와 금리 부담 등의 위기감으로 극소수의 급매물 위주로만 거래가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울산 남구에 있는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집값이 많이 오르다 보니 매수를 위해 집을 찾는 수요자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급매물이 나와도 적극 매수 의사를 밝히지도 않는 분위기라 시세보다 가격을 낮춰도 거래가 어려운게 사실”이라면서 “하반기에도 금리 인상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양도세 절세 매물에다 이자 부담을 덜기 위한 매도까지 늘어날 경우 집값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집 갈아타기’로 손해를 본 경우도 있다. 일시적 1가구 2주택자가 된 경우 잔금일 기준 6개월 이내에 처분해야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울산 중구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기존 집을 매도하기 전에 먼저 다음 이사갈 집을 계약한 실수요자는 비과세 혜택을 받기 위해 시세보다 크게 낮춰 집을 내놓기도 했다”면서 “요즘처럼 ‘거래절벽’이 극심한 상황에서는 기존 집을 매도하는 시점과 이사 갈 집의 매수 시점을 잘 맞추는 것이 안전하다. 또 1주택자라면 섣불리 움직이기 보다 당분간 시장 상황을 지켜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조언했다.

이처럼 아파트값 매매가격은 하락세에 접어들었지만, 전세가격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주 0.00%로 보합세를 보였던 울산지역 전셋값이 6월 둘째주에는 0.02% 상승률을 기록하며 또다시 상승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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