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일의 말레이시아통신(28)]두려움에서 벗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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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일의 말레이시아통신(28)]두려움에서 벗어나다
  • 경상일보
  • 승인 2022.06.2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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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태일 말레이시아 알루미늄(주) 공장장

키 큰 나무숲에 둘러싸인 고층 아파트 위로 펼쳐진 푸른 하늘에 가끔 만나는 뭉게구름이 멋진 그림을 그려 주어서 아침 출근길이 상쾌하다. 맑은 날 쿠알라룸푸르의 아침 느낌은 아지랑이 이는 따뜻한 봄날의 포근한 분위기 같다는 느낌을 자주 가진다. 봄날 같은 느낌은 따뜻한 기온과 푸른 하늘 그리고 열대의 초록이 어우러져 연출하는 산물이 아닐까 한다.

한 달여 전부터 출근길이 막히면서 시간이 길어졌다. 그것도 조금씩 길어진 것이 아니고 갑자기 그랬다. 퇴근길은 더욱 심해 집에 가려면 얼마나 걸릴지 종잡을 수 없을 때가 많다. 하리라야 축제 후 고향을 찾는 이들이 증가한 종교적 상황도 있지만 모든 경제가 코로나 이전의 상태로 복귀하고 있는 것과 흔히 이야기하는 보복소비의 영향이다. 많은 사람들이 외출하고, 또 많은 사람들이 여행하는 영향도 있다고 한다. 특히 주말에는 예약을 하지 않고 레스토랑에 가면 자리가 없다. 인기 있는 리조트들도 예약이 다 되어 주말에 가려면 몇 주를 기다려야 하고 어떤 곳은 연말까지 예약이 끝났다고 한다. 아직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못해 모두들 국내 여행지를 찾는 것이 주원인이다. 말레이시아의 요즘 코로나 확진자 수는 1000~3000명 수준이다. 완전히 엔데믹(Endemic)으로 인식되고 있다. 처음의 델타 바이러스의 공포에서 오미크론 바이러스로 변이된 후에 시간이 지나면서 이 바이러스의 두려움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이다.

두려우면 지는 거다. 이 말의 뜻은 두려워도 도망가지 말고 극복해 이겨내야 한다는 반전의 격언이다. 바이러스를 극복하고 있는 우리 인류가 훌륭하지 않은가. 이미 3년 동안 습관이 된 페이스 마스크 착용은 누구의 간섭이 없어도 모두 잘 착용하고 있다. 마스크가 주는 예방 효과를 경험으로 알고 있어서 각 개인이 스스로 자기 보호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다가 코로나가 해결된 뒤에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지식을 형성할 때는 경험의 역할이 중시된다는 경험주의 철학자들의 논리가 마음에 와 닿는 요즘이다. 속박에서 벗어나 건강한 환경에서 자유롭게 행동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생활의 요소인지 우리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기간 동안 경험하고 있다. 이 경험이 인류의 산지식이 되어 향후 유사한 일에 잘 대응할 수가 있을 거라 본다.

요즘 쿠알라룸푸르 시내에 나가 보면 펜더믹(Pandemic) 때 보수 유지를 하지 않아 방치된 곳들이 아직도 눈에 많이 띈다. 아름다운 건물들의 외관에 비해 도심의 청결도와 세세한 관리가 미흡한 점들과, 폭우가 잦은 이곳은 폭우로 인해 순식간에 침수되는 곳이 많기 때문에 배수기능의 개선 노력이 발전시켜 나가야 할 과제들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날씨 때문인지 골프장도 북적인다. 쿠알라룸푸르를 골퍼들의 천국이라 말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 이유는 도심에서 한 시간 거리에 수많은 골프장들이 있고, 특히 명문 골프장 몇을 제외하고는 비회원도 주중에는 5만원 이내의 그린피로 골프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골프 멤버십도 약정기간에 소모되는 값싼 텀(Term) 멤버십제가 있어 이를 구입하면 약정기간 동안 회원의 자격으로 싼 가격에 골프를 즐길 수 있어 단기 체류자에게 유리하다. 우리나라의 골프 상황과 비교해 보면 그저 부러울 뿐이다. 이런 저런 이유 때문에 골프 천국이라는 말이 생긴 듯하다.

어쨌든 집단면역의 효과로 인해 코로나 위기 상황이 개선되고 있으나, 아직은 꾸준히 주의를 하고 예방수칙을 지키면서 일상생활을 해야겠고, 두려움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하기에는 아직 이른 것 같다.

서태일 말레이시아 알루미늄(주) 공장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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