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주은의 우리글 우리말(41)]감정 표현하는 낱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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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은의 우리글 우리말(41)]감정 표현하는 낱말
  • 경상일보
  • 승인 2022.06.2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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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주은 전 울산과학대 교수·국문학

‘내가 뭘 원하는지 모르겠어.’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어.’ ‘나는 왜 행복하지 않지?’ 우리가 살면서 자문하는 질문들은 사실상 감정에 관한 물음이다.

모호한 우리의 감정을 선명하게 밝혀 적을 수 있는 어휘를 탐구한 <감정 어휘>의 저자 유선경은 머리말에서 “자신의 감정을 ‘좋다, 싫다, 나쁘다’ 정도로 뭉뚱그리지 않고 기쁨, 슬픔, 분노, 증오, 불안, 기대, 신뢰, 놀람 등으로 구별하고 그에 알맞은 어휘를 붙여 불러주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안정되고 후련해진다”고 했다.

일반인은 감정 어휘를 적절하게 찾아 활용하는 것이 간단하지 않다. <감정 어휘>는 평소 감정을 표현하는 적절한 어휘를 찾아 고민한 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어휘 자료이자 감정 어휘 사전이다. 감정에 대한 개요, 온도, 통각(아픔), 촉감, 빛이라는 감정과 연결되는 감정 어휘를 네 장으로 구분하여 들여다보고 있다.

이 책에 제시된 ‘온도’편 감정 어휘를 보자. ‘지금 내 마음이 뜨겁다’라는 문장이 있다. 이 문장에서 ‘뜨겁다’라는 자리에 다른 어휘로 감정을 대체할 수 있다. ‘뜨겁다’와 대척점에 있는 ‘차갑다’ 사이에서 다양한 감정을 낱말을 활용해서 표현할 수 있다. 다습다, 다스하다, 따듯하다, 미지근하다, 건조하다, 촉촉하다, 상쾌하다, 시리다, 춥다 등 다양한 감정 어휘들이 있다. 감정 어휘의 보기를 하나 더 보자. ‘보잘것없고 변변하지 못하다’를 표현하는 감정 어휘로는 초라하다, 하찮다, 변변찮다, 궁상맞다, 허름하다, 처량하다, 볼품없다를 제시하고 있다.

<감정 어휘>는 감정과 관련된 어휘를 발굴해서 작문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어휘 사전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가 글을 쓰면서 적절한 낱말을 찾지 못해 고민을 많이 한다. 문장을 교정하면서 주술 호응 관계, 문법, 의미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하지만 문장 맥락에 어울리는 적절한 어휘를 선택하는 일이 중요하다. 문맥에 적절한 어휘를 선택할 능력이 있다면 글쓴이의 문장력을 상승시킬 것이다. 작가는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오늘도 적절한 어휘를 찾는 모험을 즐기고 있는지 모르겠다.

윤주은 전 울산과학대 교수·국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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