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울산시 개방형 인사…논공행상만으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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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울산시 개방형 인사…논공행상만으론 안된다
  • 경상일보
  • 승인 2022.06.2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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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8기 김두겸 울산시장 당선인은 인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민선7기의 주요정책을 사뭇 다른 방향에서 추진할 것임을 밝혔다. 인간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이념적으로나 송철호와 김두겸의 결이 다른 만큼 시정 현안에 대한 접근방식이 달라질 것이란 추정은 어렵지 않다. 김 당선인은 민선 7기가 성과로 꼽고 있는, 이미 첫단추를 끼운 것이나 다름없는 주요사업들에 대해 완곡하지만 부정적 견해를 드러냈다. 목적지나 결론이 같다고 하더라도 과정을 달리하거나 속도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김두겸식 행정’을 하겠다는 의지로 읽혀진다.

김 당선인은 부유식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에 대해서는 “속도조절을 하겠다”는 완곡한 표현으로, 인프라 조성과 행정적 뒷받침 등 지방정부의 역할론을 벗어버리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민선 7기에서 추진하던 반구대암각화 보존·세계유산등재와 맑은물 공급의 동시해결 방침도 맑은물 공급 우선으로 바뀌었다. 부울경메가시티와 관련해서도 “울산에 미칠 불이익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면서 “경주·포항과의 해오름동맹을 먼저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버스준공영제와 KTX역세권 복합특화단지도 재검토 의사를 나타냈다.

그런데 주요사업에서 이처럼 ‘김두겸식 행정’을 예고한 것과는 달리 7월 취임 후 곧바로 단행할 첫인사에서는 조직개편 등의 대대적인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의 2실 11국 1본부 체제를 유지하면서, 다만 김 당선인의 핵심 공약인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추진하기 위해 녹지정원국장의 개방직 전환 정도의 작은 변화가 예상된다. 정권 변화로 예민해져 있는 공직사회를 일단 안정화시킨 다음 내년 1월에 대대적 개편을 하겠다는 것이다. 업무와 조직을 정확히 파악한 다음 개편한다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

반면 달라질 행정을 풀어낼 ‘새술을 담을 새부대’는 특보를 통해 실현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속성이 필요한 오래된 술은 그 부대에 그대로 담아 숙성된 맛을 유지해야 하겠으나 새술을 담을 새부대도 필요하다. 지방행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새부대가 특보 등 개방직의 활용이라는 데는 이의가 없다. 특히 새로운 발상과 전문성으로 시장의 역량과 안목을 보완해주는 특보를 적재적소에 둔다면 새술을 담을 새부대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새부대가 단지 새로 가져왔을 뿐, 기존부대보다 튼튼하지 못하다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자칫 선거의 논공행상에 급급하면 새술보다 더 많은 부대를 들여놓아 세금만 낭비하는 결과를 부를 수도 있다. 민선7기가 초기 잘못된 인사로 민심을 잃어 임기내내 회복하지 못했던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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