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가의 정원이야기(28)]요정이 사는 초록 숲 제이드가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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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홍가의 정원이야기(28)]요정이 사는 초록 숲 제이드가든
  • 경상일보
  • 승인 2022.06.2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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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홍가 (주)쌈지조경소장·울산조경협회부회장

6월의 정원은 어딜 가든 옳다. 자생식물 연구모임에서 정원의 자생식물 활용 사례 조사차 탐방 여행을 갔다. 기대를 안고 도착한 곳은 강원도 춘천의 제이드가든. 유럽풍 건물이 예상했던 익숙한 모습으로 우리를 반겼다. 입구는 잘 정돈된 유럽풍 정원으로 가꾸어져 있다.

고산식물원에는 벼룩이울타리, 콤무타타앵초, 스피카타꼬리풀, 연잎꿩의다리 등 알프스, 히말라야, 백두산 등 고산지역에서 자라는 식물이 전시되어 있다. 잎에 무늬가 든 무늬느티나무, 잎이 엄청 큰 우산목련도 관상 포인트. 살짝 오르막 경사로 이루어진 산책로는 쉼터마다 잠시 머무르게 한다. 쉬면서 둘러보는 주변 경치는 참 평온했다. 여름 날씨지만 계곡을 끼고 있어 어디선가 선선한 바람이 불어온다. 숲길 따라 조성된 정원은 빛과 그늘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탐방로는 좁은 계곡을 따라 흐르는 물길을 사이에 두고 차츰 깊은 숲으로 이어진다. 개병풍, 도깨비부채, 우산나물, 바위취, 노루오줌, 고사리, 고비, 관중 등 음지식물이 초록에 초록을 더한다. 화전으로 쓰였던 터라 그대로 둔 돌에 자연스럽게 핀 이끼들이 더욱더 깊은 숲을 연출하고 있었다. 제각각 모양을 달리한 이끼 낀 돌들이 숲속 요정처럼 옹기종기 모여있다. 최초 조성후 시간이 지나 초기에 심어놓은 교목이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그늘이 지고, 그늘에 사는 식물들로 천이가 이루어졌다고 한다. 정상부의 화이트 가든은 남부지방에서는 보기 드문 자작나무 숲과 그라스 군락이 계절 초화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화사함을 더했다.

먼저 들렀던 다른 수목원과는 달리 꽃의 화려함보다는 단정하면서 기존의 자연환경을 잘 살려 특화한 점이 돋보이는 정원이었다. 정원을 조성할 때 천연옥이 나와서 정원 이름을 제이드(jade)가든으로 지었다고 하던데. 돌아와 떠올려보니, 이끼 낀 돌들이 옥구슬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정홍가 (주)쌈지조경소장·울산조경협회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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