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울산의 농업·농촌정책, 인수위에 바란다
상태바
[기고]울산의 농업·농촌정책, 인수위에 바란다
  • 경상일보
  • 승인 2022.06.29 0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이정한 농협중앙회 울산지역본부장

우리가 사는 세상은 얼마나 안전하고 지속가능하며 예측가능할까. 코로나와 우크라이나사태, 글로벌 공급망 붕괴에 따른 산업 전반의 위기, 곡물수급 불안 등의 뉴스는 이러한 질문에 선뜻 긍정적인 답변을 하기 어렵게 한다. 코로나로 가파르게 오르던 곡물가격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맞닥뜨려 세계 곡물생산강국의 자국 곡물 수출금지나 제한조치 등 식량무기화를 촉발하며 폭등하고 있다. 국가별 식량안보수준을 비교하는 세계식량안보지수에서 우리나라는 2021년 32위로 OECD국가 중 최하위다. 2012년 21위에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일본은 16위에서 8위로 도약하였다.

기초식량의 안정은 사회 안정성 유지를 위한 기본조건이며 국가와 지자체의 기본책무이다. 스위스는 연방헌법에 식량안보 규정을 명시하고 있다. 이러한 기초식량과 먹거리를 생산하고 공급하는 곳이 바로 농업·농촌이다. 농업·농촌의 지속가능성과 산업으로서의 경쟁력 확보가 필요한 이유이다.

농업·농촌은 식량 공급 외에도 자연생태와 환경의 보전, 여가 및 치유의 공간, 문화 보존 공간으로서의 공익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고 환경 보전 및 경관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도시민들에게 휴양과 정서적 안정을 제공한다. 산사태, 홍수 등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최근 도시민들의 다양한 가치 추구에 따른 귀농·귀촌의 증가, 다양한 지역에 대한 거주 의향의 증가현상은 지역의 지속가능성 위기해법을 농업·농촌이 제공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기후위기와 탄소중립에 대한 논의는 녹색·생명산업인 농업의 중요성을 재조명하고 있다. 울산이 공업센터 선정 60주년을 맞이하고 대한민국 대표 산업도시로 성장하기까지는 농업·농촌의 희생이 있었다. 이제는 도시와 농촌이 조화로운 도농복합·친환경·생태도시 울산을 만들기 위해 농업과 농촌을 자원화하여 환경친화적 미래신산업으로 육성 발전시키는 것이 절실한 시점이다. 이를 위한 과제가 적지않다.

지역농촌을 개발하고 농업의 역량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농업인 삶의 질 향상과 쾌적한 농촌공간 조성이 필요하다. 농촌공간계획을 통해 살고 싶은 농촌이 되도록 난개발에 대응하고 농촌기능을 회복하는 쾌적하고 조화로운 농촌정주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농업인구의 감소는 차치하더라도 고령화가 문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2020년 60세 이상 농가경영주 비율은 73.7%인 반면 40세 미만 농가경영주 비율은 1.2%뿐이다. 울산시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 농가경영주 1만1478농가 중 40세 미만은 55농가(2020년 통계청 자료)로 0.48%에 불과하다. 청년은 지속가능한 농업의 핵심이다. 농업인 육성으로 농촌을 생력화하는 것이 시급하다. 탄소중립과 스마트·디지털농업으로의 전환도 중요한 과제다. 지금은 농축산업의 근본적인 체질개선을 위한 전환적 시기로 탄소저감 농축산업기술 개발과 미래 농업의 당면과제에 대응하고 농업 생산성과 효율성 확보를 위한 첨단 농업 육성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우리는 지금 큰 변화의 흐름 한가운데 있음을 느낀다. 그리 멀지않은 때에 자동차 회사는 전기자동차만 생산한다고 하고 도심의 상공으로 사람과 화물이 이동한다고도 한다. 종업원을 대체한 서빙로봇은 이미 새롭지 않다. 첨단기술과 접목한 디지털화가 전방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친환경 탈탄소의 물결도 거세다. 이러한 때에 치러진 6·1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지자체장의 어깨가 무겁다.

여러분야에서 다양한 현안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생명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 생명에 관한 기본인 먹거리 문제를 외면하면 큰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울산시장 인수위와 자문단이 울산의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위대한 농업·농촌정책으로 울산시민에게 안전하고 건강한 밥상을 제공하고 아름다운 농촌환경보전으로 정서적 위안을 선물할 절호의 기회를 꼭 붙잡기를 희망한다.

이정한 농협중앙회 울산지역본부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울산 곳곳 버려진 차량에 예산·행정 낭비
  • [지역민도 찾지 않는 울산의 역사·문화명소]울산 유일 보물 지정 불상인데…
  • 확 풀린 GB규제…울산 수혜 기대감
  • 궂은 날씨에도 울산 곳곳 꽃놀이 인파
  • [기고]울산의 랜드마크!
  • 이재명 대표에서 달려든 남성, 사복경찰에게 제압당해